어른이 되어서도 마을 앞  또랑에서 물고기를 잡았던 유년의 추억이 가슴 한 모퉁이에 뜨거운 낙인처럼 메어 달려있는 것은 어머니의 젖무덤 같은 포근한 향수가 인생이란 길에 함께 함이기 때문 일 것이다.

세상은 눈만 뜨면 변화되고 있지만 언제나 뇌리에 깊게 패인 자국은 자신이 태어난 고향과 알싸한 첫사랑의 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뭔 뜬금없는 첫사랑 타령이냐고 타박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산업사회라는 괴물이 농촌의 해 맑은 순정을 몽땅 앗아간 오늘, 모두의 모태(母胎)라 할 수 있는 농촌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 보자는 의미다.

우리는 흔히 영산강 치수사업이 어떻고, 혁신도시가 어쩌고 하지만 실상은 속빈 강정 같고 입발림 같은 정치인들의 사치스런 소설이다. 이러한 소설은 사람사회의 일반화 된 이익에 대한 속된 표현일 뿐 실상은 사람살이하고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멀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흔하디흔한 말에서도 고향이라는 사무치게 그리운 정(情)이 질펀하게 묻어 있다. 말하자면 사람의 고향이라는 농촌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사람의 희망이 없다는 말이다.

새마을 사업을 통해서 콘크리트가 곧 주거문화가 된 뒤 남은 것은 자연의 상처투성이다.

이제 이 상처를 아물게 하고 치유하여 건강한 생태를 유지하기 위해선 각 마을 앞에 흐르는 또랑을 친환경 자연 상태로 복원해 주어야 사람이 살 수 있다.

지금 나주에서는 나주천 가꾸기 사업에 많은 예산을 들여 매진한다는데 이 사업은 엄밀히 말하자면 주객이 전도된 전시 행정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나주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나주천은 관련 오폐수가 일방으로 흐르게 되어 있어 오염원이 없는 상태지만 마을 앞 또랑은 무식한 관료들의 뒷짐 탓으로 이미 사망 일보직전 상태라면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세계 첨단과학 경영자 임성훈 나주시장도 왜 또랑이 살아야 사람이 사는지에 대한 개략(槪略)이 정립되지 않았다면 나주시가 아닌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서 훨씬 나은 일이다. 또한 나주시 의원이나 도의원들도 그 밥에 그 나물임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그들의 잔머리에선 오직 갓끈을 위한 일구월심(日久月深)뿐, 진정한 사람을 위한 처방에 대해선 큰 머리가 없다는 것이 시민들에겐 불행이다.

더 늦기 전에 또랑은 친환경으로 복원 시켜 놓아야한다.  

거기서 미꾸라지, 송사리, 토하(土蝦) 등이 사이좋게 동거 했을 때에 사람들에게 곧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