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4지방선거에서는 각 후보자들은 빛 좋은 개살구 같은 공약(空約이) 아닌 실현 가능한 약속을 시민들에게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농촌회생 공약도 중요하지만 머지않아 혁신도시가 제 모습을 완전히 갖추어 졌을 때 나주시와 영산포 원도심은 그야말로 불 꺼진 항구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영산포는 밤 8시만 되면 왕래하는 사람의 기척이 끈기다 시피 하는데 혁신도시가 마무리 되면 그 심각성은 더더욱 깊어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인간의 속성상 애써 좋은 것만 보려고 하지만 그 좋은 것 뒤에 숨어 있는 그늘에서 오는 당혹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사전에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에 화려하게 번창 했던 전남 광양의 원도심은 배후에 광양만의 산업단지가 개발 되면서 일개 면(面) 수준 이하로 쇠락하여 먼지만 일고 있는 일이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로 다가오고 있다는 말이다. 

이제 혁신도시 뒤에 숨어있는 악 기능이 지역 토착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정치인 누구나 혁신도시를 외치고 있지만 그 혁신도시의 그늘 뒤에는 현실적으로 선결 되어져야 하는 일 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혹자는 혁신도시가 완성되면 그쪽의 인구가 나주시내로 유입, 호황을 생각하고 있지만 새로운 도시건설은 새로운 문화를 이루게 되어있어 여지없이 토착민들은 그들의 문화에 흡수되어 정체성의 상실도 우려되고 있다.

즉 내 것 가지고는 먹고 살기 조차 힘들다는 의미다. 나주시내와 영산포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곰탕과 홍어뿐이다. 나머지는 지리멸멸이라는 고전(苦戰)이라면 정치인들은 반드시 원도심에 대한 회생 프로그램을 내어 놓아야 한다.

나주는 경주와 버금가는 역사 문화 도시다.

나주 읍성을 완벽하게 복원하고 그 안에 옛 마을들의 정취를 만들어 내는 방법도 계획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나주는 예로부터 맛의 풍류가 넘쳤던 고을이다.

대부분 그 유형은 사라졌지만 어팔진미 (漁八珍味)와 소팔진미(蔬八珍味)그리고 육팔진미(肉八珍味) 가 유명했다.

어팔진미(漁八珍味)는 조금물 또랑참게, 몽탄강 숭어, 영산강 뱅어, 구진포 웅어, 황룡강 잉어, 황룡강 자라, 수문리 장어, 복바위 복어를 말한다.

소팔진미(蔬八珍味)란 동문안 미나리, 신원 마늘, 흥룡동 두부, 사매기 녹두묵, 전왕면 생강, 솔개 참기름, 보광골 열무, 보리마당 겨우살이를 말한다. 야채(푸성귀)로 이렇게 진미를 만들어내는 고을은 나주가 유일할 것에서 찾자면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의 공식의 밑그림은 그려진 상태다.

정치인들의 원도심 회생에 대한 진정성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