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묵 후보가 되어서야 정치인이라 하겠는가

호랑이를 그리려다가 고양이를 그린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런 사람을 화가라 부르지 않는다. 호랑이와 고양이는 생김세가 비슷하지만 격이 다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공자말씀을 잠깐 빌리자면 세상에서 가장 그리기 쉬운 그림이 귀신이라 하였다. 귀신은 어느 누구도 그 형상을 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대충 끄적끄적 해 놓고 귀신이라고 해도 토를 달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설익은 사람의 경솔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모여 사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믿음이다. 부부가 아옹다옹 거려도 의지가지가 되어 살아가는 것은 한 이불을 덮으면서 서로의 믿음이 깊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특히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은 신의에 대해서 깊은 성찰이 요구되고 있다. 자신의 등가성을 높이기 위해 팩트(fact)가 아닌 구라로 내일을 기획해 간다면 거기에 동의 할 시민들이 얼마나 되겠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진정성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나주 지역에서 정치를 한다는 위인들이 나주시장 후보운운하다 한사람은 도로 도의원 후보로, 다른 한사람은 도로 시의원 후보로 입장을 바꾸자 도루묵 후보들이라고 시민들의 놀림이 대단하다. 이모 도의원과 장모 시의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에 대해 세간에는 이모 도의원은 그렇다 치고 장모 시의원은 코미디 수준이었다는 평이다.

물론 그들의 남가일몽(南柯一夢)까지 시비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하필 둘 다 최인기 (전)의원을 따라 민주당을 탈당한 사람들이고 보면 그 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어느 가정에서나 어린자녀의 꿈이 대통령쯤 되면 남모르게 가슴이 뿌듯함을 체험 해 보았을 것이다. 한편으론 대견스럽기도 하고, 이놈이 장차 우리 가문에 영광을 가져다 줄 놈이란 기대도 함께 말이다. 그러나 사회 지도자를 자청한 사람들 이야기라면 달라도 한참 다르다. 체신 머리가 없다는 것이다.

화투판에서 흔히 남자는 ‘풍’을 쳐야 한다는 우수개 소리들을 하지만 정치인의 ‘풍’ 이라면 얘들 말로 한참 웃기는 이야기이다. 우리 속담에 ‘자발없는 귀신은 무랍(기제사가 끝나고 길가에 차려 놓은 음식)도 못 얻어 먹는다‘는 말이 있다. 가만히 있으면 중(中)이라도 갈 수 있다는 속 깊은 다른 말이다.

이렇게 자발머리가 없는 사람을 우리의 지도자로 여긴다면 정신이 온전한 사회는 아닐 것이라는 시민들의 의견이다.

좀 더 인간적인 면으로 민의를 얻으려고 노력해야지 ‘풍’으로 자신의 등가성을 상승 시키려는 얄팍한 술수는 사람을 상하게 되어 있다.

여기서 정치인들은 우공이산(愚公移山)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건강한 우직이 필요한 나주사회다. 건강한 우직은 의(義)에 가깝다는 의미다.

진정성이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