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 시인(화가)

 “....신라 지증왕 13년(512년)에 아슬라주(지금의 강릉) 군주로 있던 이찬 이사부로 하여금 우산국을 정복케 하였다. 이사부 등 신라의 군사들은 우산국 사람들의 위세를 목우사자(木偶獅子)를 이용하여 꺾음으로써 결국 우산국 사람들로부터 항복을 받아내기에 이르렀다.”

김부식의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담긴 독도와 우산도에 대한 기록이다. 이후 세종실록지리지, 신동국여지승람, 만기요람 군정편, 증보 문헌비고 등 다수의 문헌에도 울릉도와 독도(우산도)가 우산국의 일부라고, 우리 땅으로 명확히 기술되어 있다. 여기에다 일본이 최초로 독도를 인지한 1667년에 발간한 ‘은주시현합기’에도 독도(일본 호칭 송도)와 울릉도를 고려의 영토로 적고 있다. 1696년 1월에 일본의 에도막부는 죽도가 울릉도인 것을 알고 죽도도해금지령을 내렸다. 1697년2월에는 에도막부가 안용복장군의 활동으로 동래부사 이세재에게 서계를 보내어 일본인의 울릉도 출어금지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이 밖에 1785년에 일본 최고의 실학자 하야시 시헤이가 편찬한 ‘삼국통람도설“에는 울릉도와 독도의 정확한 위치는 물론 울릉도와 독도가 표시된 바로 옆에 ’조선의 소유‘라는 주석까지 달고 있다. 이 같은 고문헌의 역사적 근거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독도에 대한 야욕을 집요하게 드러내고 있다.
 
“역사는 반복 된다”는 진부한 명제가 아니더라도 일본은 계속해서 위험한 억지 불놀이를 이어가고 있다.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는 교과서를 편찬하고, 군국주의 부활에 광분하고, 신사참배 등의 우익적 만행을 갖가지 방법으로 정당화하려 한다. 근자에 일본에서 자행되고 있는 여러 획책은 과거사 미화 내지는 정당화에 이어 미래의 2세 교육에까지 그야말로 뉘우칠 줄 모르는 악마의 발톱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는 일전에 실시한 도쿄시장 선거에서도 그들의 근성적 부도덕한 국민성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비해 우리네 역사교육의 현실은 어떤가. 무관심과 수수방관이 지나쳐 울화통이 터진다.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조금씩 인식해 가는 모습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언제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될지는 적이 막연하다. “조선의 수군으로 독도와 울릉도를 지켜낸 바다의 사자” 안용복 장군마저도 정기교육과정에서는 배우지 못한 우리가 아닌가.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에 기록된 그리스의 트로이 목마 이야기는 너 나 없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1500여 년 전 우리의 삼국사기 열전4에 담긴 이사부전의 ‘목우사자’ 이야기는 너무 낯설다. 낯설다 못해 무지하다. 스토리텔링에 더없이 매력적인 소재인데도 그 많은 작가들 또한 어디에서 무얼 했을까.
 
사납고 거친 우산도 사람들을 제압하기가 어렵자 태종(이사부)은 나무로 허수아비 사자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그것들을 전함에 싣고 해안에 다다랐다. 그런 다음 우산도 사람들을 향해 항복하지 않으면 맹수들을 풀어 놓겠다고 하늘 닿게 으름장을 놓았다. 실물처럼 제작한 나무 사자들을 진짜 맹수로 착각한 우산도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태종에게 항복하였다. 이사부는 이처럼 지혜롭게 독도를 우리의 영토로 만들었다.
 
그 과정은 다분히 신화적이지만 이사부의 우산국 정벌은 우리네 엄연한 역사이고 사실 중의 사실이다.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를 차례로 하는 것은 나누기가 어렵기 때문이지요.” 어느 회사의 광고 카피문안이다. 독도여행을 통한 더하기에서 나누기까지의 과정에는 여러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 국토를 세우고 지키는 중층적 의미를 갖는다.
 
다시금 지도를 본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우리나라 최동단이며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리 1-96 분번 포함 총 101필지에 주소를 두고 있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주장은 전범시절의 강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발톱 속에 숨겨둔 야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린애 떼쓰듯이 무작정 우기다보면 언젠가는 자기네 땅이 되는 줄 아는 파렴치한들일 뿐이다.  집착이 너무 안하무인이어서 저들이 전범이었던 지난 과거가 주마등처럼 고통스럽게 지나간다.
 
주인은 늘 침착하면서도 강단이 있어야 한다. 주변을 맴돌면서 주인을 정신 돌게 하는 저들의 도깨비 같은 행태를 보면서 우리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주인의 자리 비우는 일 없이 내 재산 내가 지킨다는 정신만 굳건하면 독도는 절대로 훔쳐갈 수 없다. 가장 가까운 이웃이면서 한 번도 우리에게 좋은 적 없었던 저들이 아닌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야말로 가장 부끄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