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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현의 문화산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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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호] 승인 2013.03.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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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세계가 빚어낸 달 항아리

황수현 서울시 여성리포터
 

 

 

입춘이 지난 하늘은 아직 해가 긴 꼬리를 물고 있고 봄을 맞이하는 길 위에 봄기운이 하나 가득 안개처럼 펼쳐진다.

역사가 걸어온 길, 그리고 역사가 걸어갈 길의 모습을 가득 지니고 있는 국립박물관의 계단을 하나씩 걸어내려 오다가 걸어 나온 길 뒤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우리가 지니고 살아온 모든 시간의 흔적을 지니고 있는 박물관의 육중한 모습은 우리문화를 애정으로 지켜온 사람들의 모습처럼 견고하다.

박물관의 건물 벽면에는 미국의 미술 300년 특별전시회를 알리는 포스터가 화려한 빛의 움직임을 따라 흔들리고 있다.

포스터의 화려한 빛깔을 잔영으로 남긴 채 역으로 이어지는 박물관의 지하 도로를 걸어간다. 잘 정리된 지하 도로를 걸어가면서 우리 건축문화의 급격한 발전이 왠지 모를 뿌듯함으로 전해진다.

단순히 잘 지어진 지하도로의 모습으로만이 아닌 마지막 시간에 강의를 정리하여 주시던 역사학 교수님의 마무리가 마음에 파동으로 남겨져 꽤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같다.

박물관에서 이촌역으로 향하는 지하 도로에서 하얀 달 항아리 사진에 걸음이 멈추었다.

어느 날엔가 도자기 전시회를 관람하다가 설명을 들었던 18세기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도자기의 선을 지니고 있다는 달 항아리의 사진이다.

문화는 나를 되돌아보는 걸음이다. 그 걸음을 멈추게 하는 달 항아리에 조선시대의 흔적을 찾으려 바라보지만 아직은 안개처럼 뽀얗기만 하다.

우리의 역사가 걸어왔고 그리고 우리가 걸어가야 하는 역사의 시간을 품고 있는 많은 문화재들은 그들이 지니고 있는 시간의 시대를 품고 있다.

그 문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사유는 철학이어야 하며 절대성이 아닌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세계이며 그 시대를 이해하기 위한 그들의 생활이어야 한다.

독특한 자연환경을 지닌 한반도는 따스한 지방의 마루문화와 추운지방의 온돌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문화의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역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자연환경은 그 문화를 이루어 가는 중심의 역할을 한다.

인사의 예법 하나에도 상대에 따라 차별화된 사유의 세계를 지닌 한국인들의 다양성은 우리 삶에 꽤 깊숙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종교역시 다원화를 이루고 있음이 우리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한 문화의 다양함으로 이루어진 달 항아리는 달빛을 닮은 고요를 품고 있었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둥근 선의 도자기인 달 항아리에 담겨있는 꾸밈없는 겸손을 바라본다.

소박하기 그지없는 단아함속에 함축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달 항아리는 달빛을 닮아 낯설지 않은 모습으로 내 곁에 멈추어 있었다.

자연스러운 형태의 소박함을 지니고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형상 속에 감춘 자연스러움으로 그 자리에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오랜 사색과 사유를 통한 통찰력으로 빚어진 하얀 항아리 속에서 동양적 여백의 미가 지닌 여유로움과 자연과의 교감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색은 빚은 이의 마음이 간결한 선으로 생략되어 있는 고요의 세계이다.

격조 높은 멋을 일상적인 생활 문화의 일부로 끌어들였던 우리 옛 선조들이 지닌 사유의 세계는 내가 다가가기에는 너무나 아득한 시공너머의 세상이다.

올 연말이 다가올 때까지 나는 한 주에 한 번씩 그 길을 걸을 것이고 그때마다 질박한 겸손을 지니고 있는 달 항아리가 내게 전하고자 하는 생각의 깊이를 알아가기 위하여 나는 바라보고 또 바라보면서 생각하고 느끼고 그리고 함께 교감할 수 있는 시간과의 만남을 기다릴 것이다.

내 스스로 결정해서 내 마음의 보물하나가 되어버린 달 항아리에 담겨진 그 시대가 지니고 있는 삶의 한 내면이 명확하게 보여 지는 순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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