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를 성폭행 우범지역으로 고착화 행태 지적

지역 예술단체들이 최근 외지인에 의해 발생한 초등학교 여학생 성폭행 사건을 보도한 각 언론사에 정론보도를 촉구하는 서한문을 발생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나주연극협회 등 7개 단체가 속한 (사)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나주예총(회장 김진호, 이하 나주예총)은 12일 발송한 서한문을 통해 “나주 시민은 엄정하고도 생산적인 정론을 사랑합니다. 어느 시대와 사회에서도 깐깐한 잣대로서 언론이 제대로 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발생 이후 나주시민들 사이에서는 무엇보다도 피해학생 및 가족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러나 한편으론 지역사회를 성폭행 우범지역으로 고착화시키는 언론 행태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나주예총은 “시민들은 이번 사건을 다루는 무책임한 언론보도를 보면서 분노하며 치를 떨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안타까운 면이 많아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언론들이 특종경쟁과 보도편의주의에 빠져 실시간으로 쏟아낸 무차별적인 보도는 나주사회에 이중삼중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확인도 없이 선량한 청년의 사진을 피의자 사진으로 잘못 게재한 보도, 학교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놀고 있는 여학생의 사진과 함께 피해학생의 친구들이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입고 있다는 보도, 학교이름이 고스란히 노출된 전경 사진 게재 등은 도를 넘는 보도 행태”라고 주장했다.

나주예총은 “이 같은 언론의 성숙치 못한 무책임한 보도로 나주 도시 전체 이미지가 성폭행 우범지역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아쉽기 짝이 없다”며 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의 사생활 보도를 즉각 중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지역명과 성폭행 사건을 고착시켜 단어화 혹은 문장화하지 말고 무분별한 특종 경쟁을 삼가고 지역민의 생활과 여론을 호도해 보도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나주예총은 “나주 시민들은 지자체와 힘을 모아 피해자와 그 가족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역민을 위무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해 공동체 의식을 되살리려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