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초기 문물 정비에 공헌 변절자 아니다”

노안 금안동 출신으로 조선시대 대표적인 문인이지만 변절자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던 신숙주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이 추진되고 있다.

(사)나주사랑시민회에 따르면 오는 8월 25일 오후 2시 동신대학교 첨단강의동에서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을 초청해 ‘신숙주에 대한 재조명’이라는 주제의 강연회를 개최한다.

이번 강연회는 나주사랑시민회를 비롯해 금안권역 종합정비사업 추진위원회, 문충공 신숙주 선생 생가기념사업추진회,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전남역사교사모임, 참교육학부모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나주는 걸출한 역사인물들을 많이 배출했지만 그들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알고 있다해도 나서고 싶지 않거나 일을 도모할만한 위치에 있지 않는 등 적지 않은 원인들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숙주는 노안면 금안동에서 태어나 세종임금에게 발탁된 집현전 8학사 중 한사람으로 훈민정음의 창제와 발전·보급에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

또 서장관으로 일본에 갔던 경험을 바탕으로 ‘해동제국기’를 지어 일본과의 교류에 도움을 주고, 오랫동안 예조판서로 있으면서 명과의 외교관계를 맡는 등 외교정책의 입안·책임자로서도 활약했다. 글씨에도 뛰어났으며 특히 송설체를 잘 썼다고 한다.

1452년(문종 2년) 수양대군이 사은사로 명나라에 갈 때 서장관으로 수행하면서 그와 깊은 유대를 맺어 세조의 즉위과정에 참여했고 이후 요직을 두루 거쳐 영의정까지 지냈다.

하지만 그는 단종을 따르려다 목숨을 바친 절의의 상징이자 절친한 친구 성삼문이 청사에 이름을 남긴 것과 달리 변절자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그동안 신숙주가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것은 바로 이점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몇 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과연 단종에 대한 절의가 나라와 민족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었을까. 열여섯에 불과했던 단종이 다스리는 조선이 과연 김종서와 황보인의 나라가 아니라 단종의 나라였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더욱이 세조가 왕재로서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면 신숙주의 선택은 변절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

바로 이러한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사)나주사랑시민회가 지역 각계와 의견을 모아 오는 8월 25일 ‘신숙주 재조명’이란 주제의 강연회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