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귀천 떠나 화전 부치며 음주가무 즐기는 놀이

나주 여인들의 전통 봄놀이인 ‘삼색유산놀이’가 지난 10일 나주시문화원(원장 윤병준) 주관으로 남산시민공원에서 재현됐다.

삼색유산놀이는 지난 94년부터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나주시문화원에서 재현하고 있는 행사로 시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전통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음력 열흘날에 행하던 삼색유산놀이는 나주 여인들이 빈부귀천을 떠나 모여 보산동 맛재에서 진달래꽃을 따서 화전을 부치며 음주가무를 즐기고 하루를 자유롭게 지냈던 놀이다.

▲ 지난 10일 ‘삼색유산놀이’가 나주시문화원 주관으로 남산시민공원에서 재현됐다.

놀이장소는 맛재, 대호동의 함박산, 남산공원 등지로 바뀌며 놀았지만 변함없이 유지되었던 것은 여인들만의 봄놀이였다는 특징이다.

놀이 참가자는 읍내의 양반, 평민, 천민의 부녀자들로 빈부귀천의 차이를 두지 않아 삼색유산놀이의 명칭이 유래되었고, 악기를 다루는 재인들에 한해서만 남자들이 참여할 수 있다.

여인들이 무거운 가사일과 농사일 등으로 벗어나 마음껏 신명을 발산하며 흥겹게 놀았던 이 놀이는 지금도 각 지역에서 화전놀이 형태로 남아 있으며, 나주에서는 삼색유산놀이라는 특별한 명칭을 가진 아름다운 전통으로 남아 있다.

삼색유산놀이를 치르기 위해서는 먼저 계를 조직해 곗돈을 걷어 놀이를 준비하며 나주의 부녀자들이 계원이 되고, 나이가 지긋하며 사회활동이 활발한 덕망 있는 부녀자가 맡았다.

놀이 당일이 되면 맛재로 악기를 다루는 재인들을 앞세우고 올라가 금성산신에게 고을의 안녕과 각 가정의 평안, 그리고 그날 놀이가 무사히 끝나기를 기원하는 제를 올렸다.

제가 끝나면 저물도록 맛재에서 놀다가 해질 녘이 되면 젓대(대금)부는 재인이 앞장을 서고 고을로 내려와 넓은 곳에서 상사소리, 풍년가 등을 흥겹게 부르며 다시 놀이판을 벌였다.

문화원 관계자는 “우리 나주의 전통놀이를 재현하고 보존하는 것이 문화원의 역할”이라면서 “앞으로도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켜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