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막대한 예산투입 나주 심기만 ‘급급’

지방도 818호선 부덕동~ 봉황구간에 보식한 가로수가 부실한 공사로 인해 뿌리가 드러나는 등 말썽이 일고 있다. 비록 강풍이 불었다고 하지만 일부 가로수가 뿌리가 드러나거나 넘어질 위험이 처해 있는 등 부실공사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나주시에 따르면 지방도 818호선 부덕동~봉황 구간에 보식한 가로수는 왕벚나무 169주로 7천여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지난달 보식을 완료했다.

하지만 지난 3일 169주 가운데 일부가 뿌리를 드러내고 쓰러져 있거나 넘어질 위험에 처하자 인근 주민들을 비롯해 차량운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부실공사를 지적했다.

▲ 지방도 818호선 부덕동~봉황구간에 보식한 가로수가 뿌리 채 뽑혀졌다. 지주목을 허술하게 설치하는 등 부실공사 의혹이 일고 있다.

나주시는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가로수를 보식한 회사에 하자보수 등을 요청하는 등 발 빠르게 대책마련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부실공사에 대한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현장 확인 결과 분 크기의 구덩이를 파고 보식한 가로수와 허술한 지주목 등은 약한 바람에도 충분히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왕벚나무는 천근성 나무로 나주 높이에 비해 뿌리가 얕게 내리는 특성이 있다”며 “비 온 뒤에 강풍이 불편 지반이 물러져 보식한 가로수는 넘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하자보수 기간이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로수 가운데 일부가 넘어진 점을 감안하면 나주시의 입장은 변명에 불과하다. 가장 큰 원인은 허술하게 설치된 지주목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주목이 지면에 깊게 설치되지 않고 겨우 10c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형식적인 깊이에 설치되어 바람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곳은 10여 년 전에도 무궁화나무를 가로수로 심었으나 부실공사 논란을 빚었던 장소로 인적이 드물고 차량 통행이 뜸해 상대적으로 관리가 허술하다.

3월과 4월은 식목기간으로 곳곳에서 나무를 심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매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나무를 심기에 급급하기보다 심은 나무를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