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징계위 회부, 상임단원 6명으로 축소

나주를 대표하며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나주시립삼현육각연주단 단원들의 신분보장이 풍전등화 위기에 봉착했다.

특히 상임지휘자인 김기종 씨는 시장과의 단독 면담을 통해 단원들의 신분보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나주의 문화예술이 처한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삼현육각은 ‘3줄6뿔’이라는 뜻으로 나주시립삼현육각은 지난 2005년 가장 남도적이면서 우아함과 거친 흥겨움을 바탕으로 출범했다.

그러나 지난해 국악양성이라는 명분을 앞세운 나주시가 삼현육각연주단을 시립국악단으로 예속시키기 위한 조례를 입법하고 지난 1월 관련 조례를 공포함으로써 삼현육각연주단은 사실상 시립국안단의 한 분야로 전락하고 말았다.

▲ 삼현육각연주단 영산강문화축제 공연 모습.

특히 이 과정에서 상임단원 12명, 비상임단원 2명이던 삼현육각연주단은 지난 8일 오디션을 통해 상임단원 6명, 나머지 단원은 비상임으로 신분이 급격히 추락하고 말았다.

또 오디션을 담당했던 심사위원들이 지휘자는 오디션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했으나 나주시는 오디션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기종 지휘자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

이에 대해 김기종 지휘자는 “나 자신의 거취문제는 어떻게 되더라도 상관없지만 단원들의 승계보장을 시장에게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면서 “임기만료 3개월 전에 통보해야 한다는 노동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단원들을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기종 씨가 나주시립삼현육각 지휘자로 처음 위촉된 것은 지난 2005년 3월 16일며 2년 임기를 지난 후에도 자동으로 위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주시는 지난해 임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다 4월 1일 국악단 구성시까지라는 단서를 붙인 한시적인 위촉장을 보냈다.

결국 임기만료 3개월 전에 통보해야 한다는 노동법을 위반한 것이며 국악양성이라는 명분아래 그동안 나주만의 음악을 널리 알려왔던 삼현육각의 위상을 추락시켜버리고 말았다.

비록 나주시립삼현육각이 연간 5억 원 이상의 운영비를 소요하면서도 시민들 사이에 인지도도가 부족하고 활동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나주시의 각종 행사는 물론 타 지자체의 행사와 축제에 초청을 받는 등 꾸준히 나주를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해왔으며 찾아가는 문화예술활동 일환으로 시민들이 요구하는 장소에서 연주활동을 펼쳐온 활동은 분명하게 인정해야 한다.

나주삼현육각의 뿌리를 내렸던 김기종 지휘자의 거취문제는 물론 그동안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던 상임단원들의 신분이 국악양성이라는 명분아래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