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야뜰 선착장에 묶여 천덕꾸러기 전락 우려

지난해 7월 6억여 원을 들여 18개월의 건조기간을 거쳐 천년 만에 부활한 왕건호가 겨울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선체 일부가 훼손되면서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나주시에 따르면 영상테마파크 다야뜰 선착장에 정박 중이던 왕건호가 지난달 31일 선체 후미 연결부분이 훼손돼 침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왕건호 침수는 선체 후미 구조물 연결부분이 영산강을 떠다니던 얼음조각과 마찰을 빚으면서 훼손됐으며 수압이 커지면서 결국 내부가 침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체 구조물 연결부분은 고증을 통해 옛 방식으로 선박을 건조하는 방식인 삼을 원료로 꼬아 만든 일종이 접착제며 ‘박’이라고 명칭 되고 있다.

이 부분이 최근 기록적인 한파로 영산강이 얼어붙었고 날씨 변화에 따라 떠다니던 얼음조각이 수면과 동일한 위치에 놓인 부분과 마찰을 빚으면서 결국 훼손되고 말았다.

▲ 천년 만에 부활한 왕건호가 겨울 한파를 이기지 못하고 선체 일부가 훼손되면서 침수되고 말았다.

침수가 발생하자 나주시는 강 중앙에 정박 중이던 왕건호를 선착장으로 이동시켜 양수기 등 장비를 동원해 침수된 물을 빼내는 등 신속하게 대처했다.

그러나 엔진과 전기시설 등의 가동여부를 확인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왕건호 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선착장으로 옮겨진 왕건호를 살펴본 결과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곳곳에 너부러진 물건들이 마치 폐선을 연상케 했다.

지난해 7월 선체내부를 유람선으로 설계·제작해 부활한 왕건호는 운항 허가 등을 받지 못해 정식운항을 하지 못하고 다야뜰 선착장에 발이 묶여 있는 실정이다.

6억여 원을 들여 18개월의 건조기간을 거쳐 부활한 왕건호. 폐선처럼 방치되는 천덕꾸러기 신세에서 벗어나 언제쯤 영산강에 힘찬 돛을 띄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