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세출예산 집행기준도 벗어난 조례

조례 개정으로 위원회 수당을 챙기려던 나주시의회가 결국 조례안을 철회하지 않고 위원회에서 심의를 보류하는 무리수를 뒀다. 해당 조례안을 위원회에 계류시킴으로써 언제든지 다시 심의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뒀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조례안은 집행부가 지난달 29일 제출한 검토의견서를 통해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13일 해당 상임위원회에 상정하면서 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

집행부는 검토의견서에 ‘시장 소속 공무원이 아닌 위원회 위원에 대해서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수당·여비 그 밖의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은 기관명칭을 사용함이 타당하며 기관장 소속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도 모 지방자치단체에서 질의한 내용에 대해 ‘정무직공무원인 지방의원이 당해 자치단체에 설치된 각종 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위촉된 경우에는 지방의원의 직무활동으로 보아 위원회 참석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고 판단 된다’고 회신한 바 있다.

또 지난 5월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도 ‘법령에서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법령과 조례 등에 의해 당해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위원회에 지방의회의원 자격으로 참여하는 경우에는 위원회 참석수당을 지급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 같은 사례와 기준은 물론 집행부의 검토의견서에도 불구하고 나주시의회는 의원발의라는 명목으로 위원회에 해당 조례안을 상정했다.

물론 상임위원회에서 조례안에 대한 심의를 보류했지만 철회하지 않은 이상 언제든지 심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둬 물의를 빚고 있다.

이번 조례안은 지난 정례회를 앞두고 열린 제주도 연수에서 강사로 초빙된 모 인사가 위원회 참석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근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나주시의회 연수는 직무와 관련해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며 예산심의를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의원들의 잇속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비난을 면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