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 ‘배신자’ 낙인 우려 제도정착 걸림돌

공무원들의 비리차단을 위한 ‘나주시 공무원 등 부조리신고보상금 지급 조례’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조례 제정 이후 신고건수가 단 한건도 없는데다 포상금 지급실적도 전무해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나주시 공무원 등 부조리신고보상금 지급 조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조례는 공무원 등의 부조리를 신고하는 사람에 대하여 보상금을 지급하는데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공무원 등의 부조리를 근절하고 깨끗한 공직사회를 구현하는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보상금은 비리공무원의 금품수수액의 10배, 개인별 향응을 제공받은 금액의 10배 또는 추징 또는 환수 결정액의 10% 수준이다.

또 알선·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의 신고에 대해서는 제공된 금품액의 10배이며 알선·청탁행위를 신고한 경우 최고 200만원을 지급하며 보상금 상한액은 1천만 원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신고 건수가 단 한건도 없어 사실상 있으나마나 한 조례로 전락하고 있다. 이렇게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공무원이 함께 근무하는 내부 인사를 신고한다는 데에 대한 심적 부담감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시도 신고자의 신분노출을 막을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다고 하는 인식이 팽배해 결국 제도정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결국 나주시 공무원 비리는 외부의 고소·고발로 적발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망신살을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내부에서 부하직원들에게 금품을 요구한 상급자에 대해 공개질의를 통한 입장표명을 요구했지만 훈계라는 솜방망이 징계에 그쳐 제도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신고하는 것 자체를 밀고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부정비리를 알고 있어도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