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알권리는 뒷전 집행부 눈치 보기 급급

나주시의회(의장 김덕중)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2차 정례회에서 핵심 의사일정인 시정전반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하지 않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시의회에 따르면 운영위원회 간담회를 통해 오는 22일부터 31일간의 일정으로 개회될 제152회 제2차 정례회 의사일정안을 결정하면서 시정질문과 답변을 제외시켰다.

이날 운영위원회 간담회에는 장행준 위원장과 문성기·박순복·임성환 의원만 참석했으며 홍철식·이광석·임연화 의원은 개인일정으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비록 과반수가 넘는 인원이 참석해 의사일정을 결정했다고 하지만 정례회 의사일정을 결정하는 중요한 간담회에 불참한 의원들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장행준 위원장은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 시정질문을 2차례 이상 했던 해는 2번 밖에 없었다”며 “올해 들어 이미 3차례나 시정질문을 했으며 행정사무감사, 예산안심의 등 빡빡한 정례회 일정을 감안할 때 시정질문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운영위원장 입장에서 1년에 시정질문을 4번씩이나 한다면 집행부에서 어떻게 생각할 것이며 무소속에서 집권할 당시에는 이처럼 시정질문을 남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시민들이 권한을 위임받아 시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 올바른 발전방향에 대한 건설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의원의 역할에 역행하는 것일 뿐이다.

시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해야 할 의원이 집행부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뿐만 아니라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기보다 시장 감싸기와 혹은 줄서기로 오해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정질문을 통해 혹시나 터져 나올지 모르는 시장에 대한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시정질문은 행정사무감사와 더불어 의정활동의 꽃으로 불리고 있다. 시정운영과 예산, 주요 정책에 대한 시장의 입장을 분명히 듣고 공개된 토론을 통해 이를 올바로 잡아가야 한다.

또 시의원 전원이 시정질문을 할 의사가 없는 상황이 아니고 단 한명의 의원이라도 시정질문에 임한다면 당연히 의사일정에 포함하는 것이 당연하다.

시의회는 지난 8월 6백6십만원의 예산을 들여 시의원과 관계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스피치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무엇을 위해 이처럼 많은 예산을 들여 교육을 했는지도 알 수 없다.

한해를 결산하는 제2회 정례회에서 시정질문이라는 핵심 의사일정을 제외한 운영위원회는 자신들의 무지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의사일정을 다시 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