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박람회 등에 밀려 외지관광객유치 실패

1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영산강 강가의 가을축제’가 짜임새 없는 프로그램 진행과 나주의 특색을 살리지 못한 ‘돈 잔치’에 불과했다는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나주시에 따르면 이번 축제는 ‘더불어 아름다운 우리 강, 한국의 정취와 정서가 흐르다’라는 주제로 영산강 둔치공원 일원에서 지난달 27일부터 5일 간의 일정으로 개최됐다.

그러나 27일 고려팔관회 재현으로 시작으로 진행된 이번 축제는 시민들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고 지역소규모 축제에도 미치지 못한 동네잔치로 전락하고 말았다.

주무대는 대행사에서 기획한 방송국 위주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두 세 시간 씩 비어있기 일쑤였으며 그 내용 또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붙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영산강 강가의 가을축제’가 지역소규모 축제에도 미치지 못한 동네잔치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와 함께 체험행사는 말 그대로 먹을거리 잔치에 불과했다. 오리가공업체들에서 판을 벌인 시식코너 외에는 별다른 특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축제의 특성 상 야간에 관람객들이 모여들 것이 충분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여타의 부스들은 오후 4시만 되면 철수준비를 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도 연출됐다.

부랴부랴 사태를 파악한 나주시는 29일부터 각설이를 불러들였으나 주무대의 프로그램과 겹침으로써 관람객들을 양분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번 축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큰 기대를 모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역특색이나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고 대행사의 의도대로 나주시는 끌려가는 형국이었다.

특히 같은 시기에 개최된 농업박람회 방문객들을 끌어들이지 못했으며 함평과 영암의 국화축제 등에 밀려 외지 관광객 유치에 실패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축제는 모름지기 주민참여를 통한 화합형과 외지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축제 가운데 어느 한가지의 특징을 살려야 성공한 축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영산강 강가의 가을축제는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완공을 자축하는 돈 잔치에 나주시가 멍에를 뒤집어썼다는 혹독한 평가를 받은 채 막을 내렸다.

지역특색도 이미지도 없이 대행사의 프로그램에 끌려 다녔던 나주시. 잡상인을 절대 들이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국 각설이를 부를 수밖에 없었던 나주시.

뱃길이 열리고 영산강이 살아남으로써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다고 기대를 모았던 시민들 모두가 이번 축제의 피해자로 남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