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미흡·일방적 결정에 “이것이 위민행정이냐”

광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유모씨(42)는 지난 1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나주교통 101번을 탔지만 난데없이 남평을 경유하는 바람에 평소보다 출근시간이 20분 이상 늦어져 큰 낭패를 봤기 때문이다.

시청에 확인한 결과 지난 1일부터 나주교통의 운행노선이 변경돼 100번 단위 버스가 모두 남평을 경유하고 있었다. 물론 이 같은 내용은 매일 광주로 출퇴근하는 직장이 대부분이 알 수 없었으며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서 겨우 확인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다.

나주시는 농어촌버스인 나주교통의 노선번호를 지난 8월부터 일제히 변경했다. 변경된 노선번호는 100번 단위에서 600번 단위로 세분화 됐다.

200번에서 500번 단위 버스는 남평을 경유하고 있으며 100번 단위를 남평을 경유하지 않고 600번 단위는 노안을 거쳐 송정방향으로 운행하는 관계로 남평을 경유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노선번호 변경은 지난 10월25일 반상회보를 통해 주민들에게 공지했으나 불과 6일 뒤에 남평을 경유하는 노선변경은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평소 광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은 큰 불편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주시의 대중교통활성화 시책에 대한 비난이 끊이질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남평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광주에서 버스를 무작정 타고 나주까지 내려오는 등 민원이 자주 발생해 어쩔 수 없이 노선을 변경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나주시의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매일 농어촌버스를 이용하는 많은 주민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남평주민들의 불편에 따라 일방적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은 대중교통이용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버스 노선변경에 따른 미흡한 홍보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시청 홈페이지와 읍면동을 통해 노선변경을 알렸다고 하지만 정작 시내권 거주자나 시청 홈페이지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 주민들은 전혀 알 수 없었다.

남평에 거주하는 일부 노인들의 불편함을 이유로 매일 농어촌버스를 이용하는 많은 주민들의 불편을 외면하는 교통행정이 과연 위민행정이라 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