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형 경찰업무의 특수성 감안해야

나주를 비롯한 화순, 영광, 단양 등 경찰서 유치장 26개가 역사속으로 사라진 가운데 유치장 이관이 오히려 업무의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일부터 피의자 인권보호와 유치인 감소에 따른 인력운용의 효율성을 위해 유치장 통폐합에 들어갔다.

나주의 경우 영광군과 함께 서부서, 화순은 동부서, 담양은 북부서, 무안은 목포서 유치장을 사용한다. 하지만 일선 경찰들은 “유치장 수감이 필요한 피의자를 일일이 광주까지 데려가야 하고 추가 조사가 필요해도 광주까지 직접 찾아가서 수사하는 등 바쁜 일정 속에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때도 데리러 오고 가야 해 번거롭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치인들 관리를 경무에서 하고 청문에서 감시기능을 하는 것은 좋지만 수사를 담당하는 입장에서는 피의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수시로 피의자를 조사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이런 부분을 생각할 때 경무로의 이관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또 수사경찰은 피의자 조사시 소속과장이 아닌 경무과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입장과 함께 수사경찰이 마치 피의자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경찰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위한 유치장 통폐합이 오히려 업무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

이 같은 조치는 수사보다 피의자의 인권이 더 소중하다는 관점과 농촌형 경찰업무의 특수성을 간과한채 경찰업무를 오히려 과중시킨다는 관점이 상호충돌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피의자 신분인 민원인과 그 가족들 역시 불편함을 호소했다.

시민 김 아무씨는 “조사를 받고 풀려날 경우 광주 서부서에서 나주까지 버스를 타고 돌아 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급한 용무로 가족들이 찾아올 때도 불편하고 타지의 경찰서에 유치되기 때문에 가족들의 걱정도 배가 된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달 1일 유치인의 수가 적은유치장을 통폐합해 경찰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분아래 전국의 유치장 26곳을 폐쇄했다.

광주·전남경찰청 산하 유치장은 14개에서 9개로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