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목적인 ‘경관개선’은 어디에?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전남 나주호 둑 높이기 사업에 대해 다도면 지역민들이 반발하며 사업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나주호보상대책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 2일(화) 다도농협에서 열린 ‘나주호 둑높이기 기본설계 계획안 설명회’에서 맑은 물 관리에 필요한 시설의 설계 반영이 미흡하다며 사업취소를 요구했다.

협의회는 나주호 일주도로를 개설하고 수질관리를 위한 심층수 배관시설, 철새 및 물고기를 위한 인공섬 조성, 나주호 역사문화관 조성 등 다도면민들의 요구사항을 하나도 반영하지 못했다며 사업취소 요구 이유를 밝혔다.

최다식 사무국장은 “기본설계 계획안 설명회를 통해 확인한 결과 나주호 맑은 물 관리를 위한 시설로는 ‘태양광을 이용한 수질교반기 1대 설치’가 전부로 밝혀졌다”며 “주민들이 요구한 오염방지 시설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전남 다도면 지역민들이 나주호 둑 높이기 사업에 대해 반발하며 사업취소 요구에 나섰다.

또 “설계사무소가 지난 4월과 6월에 각 마을을 순회하며 지역민들의 의견을 묻고 지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으면서도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아 ‘형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은 의견수렴이다”라고 비난하며 “이는 동부건설의 자회사로 밝혀진 동성엔지니어링이 모회사의 지시를 받아 지역민의 의견을 묵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도면 지역민들은 설명회를 통해 “전통시장 조성 등 지역민의 생활과 동떨어진 형식적인 편의시설로 주민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편의시설 및 문화공간 조성에도 지역민의 의견이 충분하게 반영된 설계를 재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공사 관계자 최모 소장은 “이번 설계가 기본설계이다 보니 주민들이 요구한 부분들이 세밀하게 그려지지 못했다”며 “실시설계에서는 주민요구사항이 어느 정도 반영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둑 높이기 사업이 완료될 경우 나주호는 현재 저수량 9,121만㎥에서1,660만㎥가 늘어나 총저수량 10,781만㎥급 대형 저수지로 탈바꿈돼 인근 지석강과 영산강에 유지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어촌공사 나주지사장(임충근)의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위에 올랐다.

나주호보상대책협의회 윤영한 회장은 “기본실시설계에 지역민의 의견이 충분하게 반영되도록 나주지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을지훈련 등을 핑계로 거부했다”며 “하지만 을지훈련은 오는 16일부터 실시되고 주민설명회가 이뤄지기 전에 여름휴가를 떠나는 등 지역현안에 ‘나 몰라라’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