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 지역 환원엔 ´인색´
지역사회공헌기금 0.01% ~ 0.3%에 불과
‘자본유출 심각’ 지역과 상생방안 마련해야

롯데마트의 입점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남지역에 입점해 있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개소가 막대한 매출을 올리면서도 지역사회 환원사업에는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인근 광주와 여수, 목포시 등에 입점한 대형 마트들이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대형마트들의 지역사회공헌기금은 매출액 대비 0.01%～0.3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와 지역 상인들이 상생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지난해 전남지역 대형마트 매출액은 이마트가 약 2,300억 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1,900억 원, 롯데마트가 1,600억 원으로 3곳을 합치면 5,800억 원이 넘는다.

지난 2009년의 경우에도 이마트 2,000억 원, 홈플러스 1,700억 원, 롯데마트 1,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08년에도 이마트가 2,235억 원, 삼성테스코 홈프러스가 3,420억 원, 롯데마트가 1,726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매출액은 지역에 대한 재투자나 환원사업 없이 그날그날 서울 본사로 송금되는 등 자본유출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곳의 대형마트는 지난해에 지역사회공헌기금으로 이마트가 매출 대비 0.31% 5억1,400만 원,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0.01%를 사용했다.이처럼 대형마트 입점으로 수많은 동네슈퍼, 재래시장이 무너지고, 이를 막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세금을 들여 지역 상인에 대한 현대화지원사업, 소상공인 교육 등을 펼치고 있는 상황으로 대형마트가 망쳐놓은 지역상권을 국민이 낸 세금으로 되살리려고 애쓰는 격이다.

대형마트의 입점으로 영세상인의 줄도산이 예상되고 심각한 자본유출이 우려되는 만큼 지역 및 지역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형마트의 전남권 입점 ‘갈등 초래’
여수시, 천막농성 및 집단시위에 진땀

전남지역에 대형마트들의 입점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은 물론 지역 자본의 유출 논란 등으로 당분간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슈퍼마켓(SSM)의 입점 반대를 주장하며 소 상공인과 대리점주들의 천막농성 및 집단시위가 극에 달하자 전남 여수시가 대책마련에 진땀을 빼고 있는 것.

여수시의회도 2일부터 롯데마트 주차장에서 대기업슈퍼마켓의 입점을 막기 위한 천막농성을 벌이기 위해 지난 달 31일 여수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냈다. 여수시에 따르면 SSM입점반대 여수시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은 지난달 롯데제품 불매운동을 비롯해 최근 문을 연 신기동 롯데슈퍼 앞에서 시위를 계속하는 등 반대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여수시의 SSM입점은 당초 8~9곳 예상됐으나 현재 미평가맹점을 비롯해, 신기, 학동, 문수 가맹점등 4곳만이 입점했다.

이 가운데 미평, 신기, 문수가맹점은 전통상업보존구역으로 지정된 500m 내에 포함되지 않지만, 학동가맹점의 경우 전통시장을 보호하려던 시의회의 조례 공포 전 전통시장인 진남시장 내 입점해 사실상 법적 규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앞서 여수시는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 전남도에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법률의 개정을 건의했다.

전통산업보존구역을 기존 500m에서 1㎞로 늘리고, 부칙에 있는 3년 한시 조항 삭제, 우회 입점을 막기위한 사전 입점예고제 근거조항 마련 등 내용을 담고 있다.

또 SSM중 직영이나 대기업지분 51%이상 일 때 사업조정권한이 있는 것을 바꿔 모든 SSM을 대상으로 사업조정권을 확대 해줄 것도 건의했다.

나주에서는 롯데마트가 송월동 실내체육관 부근에 대형마트 입점을 추진하자 지역 상인들은 물론 나주시의회가 '대형마트 및 기업형슈퍼마켓(SSM) 입점반대 및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나주시에 입점하려는 롯데마트의 경우 국토법상 교통영향평가, 도시계획위원회 및 건축위원회, 경관위원회의 심의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사실상 입점을 막을 수 있는 법적인 제한사항은 없어 문화제영향평가가 완료되는 시점에서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 입점, 대도시 쇼핑족 돌아올까?
전통시장 및 지역상권 이용 소비자 ‘쏠림현상’

전통시장과 지역상가에서 판매하고 있는 동일상품의 공산품보다 싸게 판매한다는 대형마트의 입점이 소비자들의 이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

대부분의 젊은 세대들은 지역의 대형마트 입점을 반기고 있다.

물론 가격이 싸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성을 따지며 인근 광주광역시로 매주 쇼핑을 떠나는 이들 젊은 세대들의 발길이 대형마트의 입점으로 지역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졺은 세대들은 쇼핑과 함께 가족단위 문화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된 광주에서 소비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나주지역에 롯데마트가 입점한다고 해도 이들의 발길을 돌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수의 스크린을 확보한 대형 영화관이나 패밀리 레스토랑 등 젊은 세대 생활습관에 맞는 문화적 인프라 구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들은 지속적으로 광주에서 소비생활을 즐길 것이다.

30대 후반의 주부 김경미씨는 “공산품의 경우 대형마트가 싸다고는 하지만 이동 경비 등을 계산해 보면 큰 차이는 없다”며 “하지만 브랜드가 있는 의류의 할인과 가족단위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 문화생활 영위 차원에서 주로 광주에서 소비하는 경향이 많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가 지역에 입점한다면 주 고객은 전통시장과 지역상가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쏠림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형마트의 입점은 곧 전통시장의 몰락과 지역 영세상인의 줄도산을 초래하고 심각한 자본유출을 초래한다.

미끼상품으로 소비자를 낚아라
가격인하 ‘특정제품’에만 해당

‘훌륭한 상품이 많이 팔리는 것이 아니라 많이 팔리는 상품이 훌륭한 것이다.

‘적자생존’의 법칙을 빗대 유통업계에 전해 내려오는 금과옥조다. 유통 채널별로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편익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하지만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싸고 질 좋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심리를 바탕으로 유통업체들은 ‘미끼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대형마트는 중간 유통과정을 대폭 줄여 저렴한 가격으로 신속하게 팔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미끼전략에 가장 부합하는 업태라고 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에 있어서 훨씬 우월한 온라인 오픈마켓과 접근성의 이점을 지닌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한 뒤 대형마트들이 미끼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

휴지, 기저귀, 세제 등 일부 생필품의 가격을 격주 단위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하이 앤드 로’(high and low) 기법으로 한동안 소비자들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한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 이상이 대형마트를 갈 때 가족을 동반한다. 방문 시간대도 주로 주말이나 휴일로, 이용자들은 대형마트 나들이를 하나의 이벤트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벤트를 기대하는 가족 단위 이용자들의 다양한 소비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매출 성적표와 직결되는 셈이다.

골목상권, 중소업체를 고사시킨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삼겹살, 두부, 생닭, 콩나물에서부터 치킨, 피자, 자전거, 골프채, 넷북, LED TV 등 여러 가족 구성원들을 ‘낚기’ 위해 예전엔 생각도 못했던 미끼상품이 출현하는 이유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모든 가격파괴정책은 가격에 민감하게 흔들리는 10%의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90%의 소비자가 할인과 상관없이 늘 가던 곳을 가는 상황에서 매출 목표치 달성의 관건은 이 10%의 고객을 어떻게 유인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