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학교 교사들 구두로 학생들에 참가의향 물어

나주시가 오는 18일부터 한달동안 미국 워싱턴주 웨네치시 밸리대학에서 어학연수를 실시할 초·중학생 선발이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국 밸리대학에서 어학연수를 실시할 초등 6년 10명과 중등 2년 10명 등 20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나주시, 초·중학생 해외 체험 봇물’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학생들에게 세계를 보는 눈을 틔워 꿈과 희망을 갖게 하는 과감한 투자라며 요란을 떨었다.

하지만 정작 어학연수를 위해 실력평가에 참가한 학생수가 초등학생은 16명, 중학생은 18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본래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는 비아냥거림을 받고 있다.

나주시는 이번 연수에 참가할 학생들을 나주교육지원청을 통해 선발했다. 그러나 자녀가 초등 6년과 중등 2년에 재학 중인 학부모들 대부분이 이 같은 선발과정을 모르고 있었다.

일선 학교에서는 어학연수 참가의향을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묻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순히 학교에서 담임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구두로 의향을 물어봤다.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 학생들은 나중에야 부모들에게 이런 사실을 전했으며 이미 기초선발이 끝난 상황에서 번복할 수 없었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특히 나주교육지원청이 최종 평가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보낸 공문에 ‘자세한 사항은 나주시청 교육지원과로 문의하라’고 명시해 선발과정의 책임을 나주시로 돌렸다.

이 과정에서 나주시는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어학연수 취지와 참여의향을 물었는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많은 학생들이 실력평가 참여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말았다.

이런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시 관계자는 나주교육지원청과 일선학교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세로 일관해 어학연수가 특정인들의 전유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교육과 관련한 프로그램 참여 학생 선발은 모두 교육지원청에 맡기고 나주시는 단순히 예산과 행정지원만 담당한다면 나주시 교육지원과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

나주시는 오는 8월 중국 길림성 백산시와 일본 돗토리현 구라요시시에 청소년 홈스테이 교류를 실시할 예정이며 대상자 선발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청소년 홈스테이 참가 학생 선발은 미국 어학연수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모든 학부모들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