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고려 않고 보존가치 충분한 은행나무까지

송월동 실내체육관에서 영강 삼거리 구간의 가로수 13그루가 주민들의 민원에 의해 제거됐다. 이로 인해 주민들 사이에 제거냐 존치냐를 놓고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7일 나주시에 따르면 4년 전부터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으며 해당 구간 주민들의 전체 동의를 받아 은행나무와 메타스퀘어 등 13그루의 가로수를 모두 제거했다.

주민들은 메타스퀘어의 뿌리가 위로 향하는 특성 때문에 담장에 균열이 생기는 등 건물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며 가로수 제거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 지속된 민원제기로 인해 30년이 넘는 가로수들이 싹둑 잘려나가고 있다.

결국 나주시는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가로수를 제거했으나 메타스퀘어가 아닌 은행나무까지 제거한 것은 잘못된 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곳 가로수들은 평균 30년 수령으로 잦은 가지치기 등으로 인해 수형이 고르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으나 은행나무에 옮겨 심어 관리한다면 충분한 가치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로수로 인해 훼손된 보도는 제거나 옮겨심기와 상관없이 보수공사를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편의를 위해 옮겨 심지 않고 제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제거된 가로수들은 수형이 고르지 못해 나무은행 등에서 관리하더라도 가로수로서 가치를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면서 “4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민원이 제기됐으며 주민들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서 부득이 제거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곳 도로에 대해 가로수 수종변경을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내년에라도 여건을 고려해 가로수 식재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사 관계자는 “이곳 도로가 과거 국도1호선으로 제주도로 연결되는 광케이블이 매설되어 있어 가로수를 옮겨 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가로수는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미관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특히 여름철에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열섬현상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피해를 입힌다면 제거를 고려할 필요성은 있지만 옮겨 심어도 충분한 가로수까지 제거하는 것은 행정편의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