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민원에 흔들리는 ‘원칙 없는 행정’ 지적

나주시가 시민들의 안전한 보행환경을 위해 수억원을 들여 중앙로 일부 구간 도로에 고가의 화강석을 시공했으나 오히려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시는 국·도비로 지원된 ‘안전한 보행환경조성사업’을 상가 거리 조성으로 당초 목적까지 변경하며 ‘차 없는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했으나 해당 상인들의 반발에 의해 원점으로 되돌아가 ‘원칙 없는 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것.

시민들의 보행안전 확보와 지역 중심 상가에 대한 쾌적한 환경조성 및 특색 있는 길거리 문화공간의 조성을 위해 신동아 약국∼아디다스까지 248m 구간에 대해서 기존 아스콘 노면을 걷어내고 화강석 타일을 시공했다.

15억여원이 소요된 이번 사업은 당초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추진됐으나 해당 구간 상인들의 반발로 차량통행이 가능하도록 변경 추진되다 보니 각종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 중앙로 일부 구간 도로에 고가의 화강석을 시공했으나 오히려 각종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화강석 타일 시공은 겨울철 도로 노면이 빙판길로 얼어붙어 노약자 및 교통약자인 어린이들의 보행 환경이 도리어 위협받고 있으며 5cm 두께의 화강석이 차량 통행에 따라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되는 등 지반 침하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시점에서 중앙선을 비롯한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지 않아 보행자가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태로 실제 교통사고 발생시에도 관련 차선이 없어 보행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해당 구간에 차량 통행을 가능하도록 변경 추진했을 경우 도로 노면도 별도의 설계변경 등을 통해 이 같은 우려를 미리 방지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했어야 하는데도 졸속 추진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사가 완벽하게 끝나지 않았음에도 차량 통행을 허가해 무질서한 양쪽 주차를 초래, 상인들과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경제교통과 관계자는 “공사기간 중이므로 해당 구간에 주차단속 요원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공사가 완료되면 교통량 조사를 통해 한쪽 차선 주차, 내지는 기존의 양쪽 면 주차, 일방통행 중 하나를 선택, 관리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의 상인 김 아무씨는 “지중화 공사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가로등이 반영되지 않는 등 나주시가 지역민의 의견을 묵살한 채 공사를 강행했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또 시민 이 아무(송월동)씨는 “화강석 타일 시공에 사용된 예산 규모라면 기존의 아스콘 도로를 정비하고 터미널 인근 구간까지 정비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근시안적인 행정에 예산낭비까지 그야말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