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판결문 베껴 쓴 변상명령서로 관계자들 억압

공산화훼단지와 관련된 문서가 나주시 감사실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찬걸 부의장도 지난달 28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이 같은 실체를 폭로하면서 감사실장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감사원이 나주시에 보낸 ‘나주 화훼생산단지 망실·훼손 통보 관련 사항’이라는 문서는 1월 11일 접수됐으며 이 문서는 비공개로 분류되어 있다.

문서에 따르면 화훼단지에 대해 ‘회계관계직원 등의 책임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과 제3항의 규정에 따라 자체 변상명령 등의 조치를 하라고 통보됐다.

다시 말해 변상금액 등을 결정한 통보가 아니라 변상명령을 위한 조치를 취하라는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에 마치 변상명령이 결정된 것처럼 문서를 유출했다.

또 감사원법 제31조 제2항에 따르면 감사원은 제1항에 따라 변상책임이 있다고 판정되면 변상책임자, 변상액 및 변상의 이유를 분명히 밝힌 변상판정서를 해당기관의 장에게 송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3항에는 해당기관의 장은 그 송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변상판정서를 해당 변상책임자에게 교부해 감사원이 정한 날까지 변상하게 하도록 했다.

그러나 나주시는 감사원으로부터 변상책임자, 변상액, 변상의 이유를 밝힌 변상판정서를 송부 받지 않았음에도 마치 판정서를 받은 것처럼 교묘하게 언론에 흘렸다.

특히 지난 1월 18일 화훼단지 관련자들에게 보낸 ‘2004년 화훼생산(수출)단지 조성사업 손·망실에 따른 변상통지’ 공문서는 도를 넘은 월권행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나주시가 발송한 공문은 감사원에서 송부한 변상판정서가 아니라 법원에서 작성한 판결문을 흉내 낸 변상명령서로 마치 죄인들에게 통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나주시가 발송한 변상명령서에는 법원에서 판결하는 주문내용과 이유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유에는 법원에서 판결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교묘한 방법으로 비공개로 분류된 감사원 공문서를 외부로 유출할 것도 부족해 아직 결정되지도 않은 변상판정서를 표절해 변상명령서를 발송하는 나주시.

비공개로 분류된 공문서를 외부로 유출한 관계자들과 허위 변상명령서를 작성해 발송하도록 유도한 관계자들까지 엄중한 문책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