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인상된 의정비가 아깝다” 비난

민주당 소속 나주시의원들의 ‘등원거부’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해 시민사회단체가 침묵을 지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주시의회 생활정치연구회 소속 의원 5명은 지난달 나주시의 인사 문제와 현안 사업들에 대한 시정질의를 위해 임시회 소집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8일 열린 제145회 임시회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불참(8명)해 임시회 회기결정의 건마저 의결하지 못했다.

시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해 출발한 나주시의회 역사상 의원들의 등원거부는 초유의 사태로 시민들에게 권한을 이임 받은 기초의원으로써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것.

이로 인해 나주시의회는 임시회 회기를 결정하지 못해 민주당 의원들이 등원하지 않으면 15일 동안의 회기를 낭비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나주시의회가 초유의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시의회의 일거수일투족에 반응을 보여 왔던 시민단체들이 이번만큼은 침묵을 지키고 있어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는 것.

특히,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의정비 인상에 반대했던 시민단체들은 현재 나주시의원들이 회기를 낭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일(금) 현재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정치적인 명분에만 연연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시정질문에는 나주시의 인사문제 뿐만 아니라 화훼단지 변상 관련 비공개 문건 유출, 사회복지통합서비스 전문요원 채용의 문제, AI살처분 매몰지 침출수 문제, 일자리 창출 문제 등 당면한 시정 현안에 대한 질문들이 포함돼 있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등원 거부는 명분도 없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하는 시민들이 대다수다.

성북동의 시민 김 아무씨는 “정치적인 명분 때문이라 할지라도 기초의원이 의회 안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지 다수의 힘을 믿고 등원을 거부한다는 것 자체가 시민의 부여해준 권한과 책무를 유기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상향 조정된 의정활동비에 걸맞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다짐하던 모습들은 모두 다 거짓이었던 모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 이 아무(이창동)씨는 “의원들의 본연의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초의원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며 “인상된 의정비에 만족하듯 무위도식하지 말고 차라리 시원하게 사퇴를 권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사회시민단체장은 “몇몇 시민사회단체장들과 의회 파행에 관한 논의를 했지만 조금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각 시민사회단체별 개별 대응키로 했다”고 전했다.

의회나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정치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기 전에 과연 시민을 위해, 시민이 부여한 권한 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