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가리지 않는 주먹구구식 행정”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의한 살처분 매립이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산포면 화지리 주민들이 ‘매립지 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4일(월) 산포면 화지리 주민들은 매몰지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이는 침출수를 담아 나주시 방역상황실을 찾은 것.

이들은 “매몰 당시 부실 작업으로 방수비닐이 찢어져 침출수 및 농경지 오염이 우려되며 먹는 물까지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문제의 매몰지는 산포면 화지리와 산제리 등 3개 마을의 접경지역으로 친환경농업단지로 지정된 한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는 인근 3개 마을 주민들은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어 2차, 3차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들은 “우리 지역도 아닌 내기리 농가의 가축을 왜 화지리까지 옮겨 매몰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더욱이 문제의 매몰지는 나주시가 지정한 정주생태관광마을인 홍련마을과 불과 500m 떨어져 있어 악취로 인한 관광객 감소 등의 피해가 예상 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화지리 매몰지 인근에는 시설하우스 농가가 밀집해 있어 농경지 오염이 우려된다.

특히 “매몰 당시 나주시 관계자들은 ‘차후 주민들 요구를 모두 들어 주겠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는 법적으로 이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발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악취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의해 매몰지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나주시 행정이 가축의 매몰에만 급급한 나머지 차후 발생할 문제점 등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구제역이 퍼진 파주시를 비롯한 경기도의 경우 매몰지가 여의치 않아 농장부지에 매몰한 것에 비추어 보면 대책 없는 행정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산림청은 지난 27일 AI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방역당국이 가금류 및 생산물의 매몰처분범위를 AI 발생지 반경 3Km로 넓힘에 따라 묻을 곳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구제역처럼 국유림 당을 내놓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나주시, 영암군 등 AI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에서 신청이 들어오면 곧바로 국유림지를 주기로 했다.

나주시의 경우 AI 감염이 의심되는 오리가 낳은 오리알 2만개를 국유림에 묻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