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악취·지하수 오염 우려 주민들 불만 고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진판정을 받은 오리를 나주시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석기 유적지에 매몰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9일 동강면 장동리 구석기 유적지에 새벽 3시까지 오리 매몰작업이 진행됐으며 이 곳이 유적지라는 사실은 다음날에야 알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 지난 9일 AI확진판정을 받은 오리를 매몰한 장동리 구석기 유적지.

주민들은 새벽까지 진행된 매몰작업이 끝난 다음날 오전에 확인해보니 매몰지에서 탈출한 것으로 보이는 오리 한 마리가 인근 논을 돌아다니고 있었으며 농수로에는 돌아다니다 빠져 죽은 것으로 보이는 오리 사체가 널려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매몰지 인근의 농가들은 모두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곳들로 자칫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오리를 매몰한 곳은 지난 2006년 타제석기가 발견돼 구석기 유적지로 지정된 것으로 1997년 목포대 박물관팀에 의해 확인됐다.

장동리 유적은 지표조사에서 몸돌, 찍개류, 다면석기와 주먹도끼, 칼형도끼 등 구석기시대 후기에 속하는 3~6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출토된바 있다.

취재진이 현장을 방문한 결과 심한 악취가 코를 찌르고 마을주민들은 매몰지에서 나온 오염물질이 지하수로 흘러들어갈까 걱정하고 있었다.

이처럼 구석기 유적지에 오리를 매몰한 것은 9일 저녁 고병원성 확진판정을 받은 오리를 급히 매몰하는 과정에서 이 마을 관계자가 소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동강면 관계자에 따르면 “마을주민 한 분이 시유지를 임대받아 농사를 짓고 있다”며 매몰지를 소개했으나 다음날 아침 확인해보니 구석기 유적지였다”고 해명했다.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살처분 작업을 서두르면서 부작용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허술한 살처분 작업이 소중한 문화유산과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으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