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장비 확보 늦어 살처분 매몰에만 급급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되면서 오리와 닭 등에 대한 살처분이 연일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주시 방역체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지난달 해남 철새도래지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후 전남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오리와 닭 사육농가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다.

나주시도 지난 9일 동강면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농가의 오리를 살처분하는 것을 시작으로 공산면과 세지면, 남평읍까지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됐다.

▲ 살처분이 상당부분 진행된 후인 지난 12일 부랴부랴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나주시는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확진판정을 받은 농가와 인근 3km 이내의 농가에서 사육되고 있는 오리 등을 살처분하기 급급한 나머지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시가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초소를 설치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12일로 이미 살처분이 상당부분 진행된 후에 늦장대응을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은 조류인플루엔자가 전남지역에 발생했을 당시부터 방역태세에 돌입하지 않고 방심하다 빚은 결과로 방역초소 운영에 필요한 장비확보에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읍면동별로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초소 운영에 따른 지침을 시달했지만 이에 필요한 예산집행 등에 대한 세부사항은 빠져있었던 점도 초소운영에 지장을 초래했다.

김모씨(공산면·46)는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된 것은 농가들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겠지만 나주시가 방역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부분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리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초소를 부랴부랴 설치 운영하는 것만 봐도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대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증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주시공무원들은 구제역과 폭설에 이어 조류인플루엔자까지 확산되면서 24시간 초소운영과 살처분에 동원되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