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시민여러분,

지난 7월12일 민주당 정책위 의장에 취임하면서 이 자리에 올린 글을 통하여 저는 7 · 26 보궐선거에서 조순형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이 민주당 자강론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최인기 국회의원

오늘 아침 저는 기쁜 마음 한이 없습니다. 저의 정치경력이 짧기는 하지만 정치하면서 이렇게 기쁜 날도 별로 기억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선거를 위해 저 역시 성북을 선거구에 자주 찾아가서 한 표라도 보태보겠다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습니다만, 그 다리품이 작으나마 힘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기쁨은 배가 됩니다. 당원동지들과 성북구 주민들, 그리고 국민여러분께 민주당 당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우리 민주당의 원로이자 민주종가를 지켜 오신 조순형 동지의 당선이 우리에게 던지는 의미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그것은 바로 민주당을 중심으로 국민화해와 통합에 실패한 세력의 집권을 원하지 않는 모든 세력들을 결집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주장하면서도 사실 우리의 마음 한 구석은 허전했습니다. 좀 더 솔직히 표현하자면 멋쩍은 점이 없지 않았습니다. 우리 민주당의 세가 미약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국민들로부터 공식 인정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정계개편의 중심은 민주당이라는 점을 우리 국민이 선언한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자기들 스스로 과거회귀세력임을 명백히 드러냈습니다. 군부독재 권위주의 정권에서 활약하던 사람들이 온통 당을 차지하다시피 하였습니다. 그 결과는 엄청난 재난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국민들 앞에서 보란 듯이 골프를 하고, 호남을 비하하는 막말을 서슴지 않는 행동으로 나타났습니다.

5 · 31 지방선거의 그 혹독한 결과에도 진심어린 반성이 없는 여당과 아무리 해도 본색을 감출 수 없는 한나라당이라는 국민통합 실패세력의 결집체를 대신하여 이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는 세력은 50년 법통을 이어 온 민주당이라는 평가를 국민들은 이번에 내렸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한마디로 국민들께서 민주당을 재발견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조순형 동지의 승리는 실로 국회 의석 100석의 가치가 있는 승리이며, 수도 한 복판에 민주당의 깃발을 우뚝 세운 쾌거 중의 쾌거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러한 지역에서 조 순형 동지가 승리했다는 것은 우리 민주당의 전통과 맥을 국민들이 다시 한번 인정했다는 것과 바로 서민대중들이 열린우리당에 일말의 기대도 걸고 있지 않음을 말해 줍니다. 다시 말해서 열린우리당은 집권당으로서는 물론 하나의 정당으로서 그 생명이 다 한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모든 것이 우리가 하기 나름입니다.

민주당은 쉴 틈이 없습니다. 앞으로 5~6개월이 고비입니다.

우리 스스로를 끊임없이 담금질 합시다. 더 강해집시다. 작은 이해관계, 이른바 기득권이라고 하는 것들을 버립시다. 언제라도 나를 희생할 각오를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