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고유권한 포기…운영위원회 직무유기 논란

나주시의회(의장 김덕중)가 오는 22일부터 12월 21일까지 30일 동안 개회될 정례회에서 핵심 의사일정인 시정전반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없애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간담회를 통해 지난 9월 제1차 정례회에서 시정전반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들은 관계로 이번 정례회에서는 이를 생략하기로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지만 시정질문 의사일정을 생략하기로 한 민주당 의원들이나 의원의 고유권한인 의사일정을 양보한 무소속과 민노당 의원들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최근 나주시에는 시민들에게 실망과 허탈함을 안겨주는 사건이 연일 터지고 있다. 임 시장의 선거자금 의혹, 물품구매 비리로 인한 압수수색, 농?특산물직판장 판매대금 유용 수사 등 시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실정에도 불구하고 시정질문이라는 핵심 의사일정을 생략한 것은 시민들의 알권리를 내팽개치는 시의원들의 직무유기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의원은 시민들의 권한을 위임받아 시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 올바른 발전방향에 대한 건설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또 시정질문은 의원이 갖는 고유권한으로 시정운영과 예산, 기타 주요 정책에 대한 시장의 입장을 분명히 듣고 공개된 토론을 통해 이를 올바로 잡아가야 한다.

특히 시정질문은 시의원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다. 시의원 전원이 시정질문을 할 의사가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단 한명의 의원이라도 시정질문에 임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의회의 시정질문 의사일정 생략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같은 당 소속인 시장에 대한 감싸기와 혹은 줄서기로 오해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시정질문을 통해 혹시나 터져 나올지 모르는 시장에 대한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주장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번 정례회는 예년과 다를 바 없이 30일간의 의사일정으로 개회된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업무보고에 3일, 현장활동에 1일을 소비하는 것보다 현재 나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시정질문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례회에서 시정질문이라는 의사일정을 생략한 운영위원회는 시의회의 책무를 망각한 자신들의 무지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의사일정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시의원은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대접받는 특권계층이 아니다. 의정비는 현실에 맞지 않다고 인상하면서 시민들의 알권리는 뒷전인 채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사고방식은 시민들의 지탄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