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업체에 과태료 부과 압력행사 주민분노 폭발

나주시가 현수막 문구를 사전에 검열해 지정게시대에 부착을 금지시키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조치를 강행하자 주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나주시의 금지조치에 밀려 지정게시대에 부착하지 못한 현수막을 제작해 다른 장소에 부착한 현수막 제작업체에 철거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부덕동 주민들과 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가축분뇨자원화시설을 둘러싼 주민들과 영농조합이 마찰을 빚으면서 주민들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현수막을 설치했다.

▲ 문구가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지정게시대에 부착하지 못한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서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나주시는 현수막 문구를 트집 잡아 지정게시대 부착을 금지시켰으며 만약 지정게시대에 부착하려면 문구를 수정하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민들과 사회단체들은 나주시가 요구한 문구대로 수정한다면 굳이 현수막을 걸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문구수정을 거절한 채 별도의 장소에 현수막을 부착했다.

지정게시대 부착 금지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문구가 혐오스러움을 줄 수 있고 외지인들이 현수막을 봤을 경우 나주시 이미지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문구수정을 요구했다”면서 “주민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나주시 옥외광고물 등 관리 조례 어디를 찾아봐도 현수막 문구를 검사하거나 이를 근거로 지정게시대 부착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현수막 부착은 신고대상으로 광고주가 시 담당부서에 신고하고 장소와 규격 등의 적법여부만 확인한 후 부착여부를 통보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또 조례 제15조 현수막의 표시방법에는 현수막의 크기나 바탕색깔, 지정게시대 규격이나 재질 등 일반적인 사항만 규정하고 있다. 문구에 대한 검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주시가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아 지정게시대 부착을 금지하기 위해서는 관련 조례를 개정하거나 현수막문구 심의위원회 등을 구성하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주민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문구가 혐오스럽다는 이유만으로 지정게시대에 현수막 부착을 금지하는 것은 군사정권에서나 볼 수 있는 행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