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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초대석] 아카시아 숲의 작은 새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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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호] 승인 2010.03.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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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순 용

내 탯줄이 묻혀 있는
우리 고향 나주는
옛부터 목사(牧使)골이라 했다.

금성산
산자락이
병풍처럼 드리워진 벌판

낮은 구릉지대와 평야를 돌아
영산강이 길게 드러누운 땅
다도호에 다달으면
비자나무와 아카시아 숲이 사살댄다.

나는 오늘도
그 아카시아 숲의 작은 새가 되어
황토길 돌아 넓은 들판을 넘나들고...

평야의 물두레질 소리가
탁배기 몇 잔에 낭낭해진
아버지의 구성진 가락이
모판에 질펀히 묻어났던 그곳

우리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면서
재 넘어 양지바른
뒷동산에 묻어 달라 하셨다.

아카시아 숲 사이로 진달래꽃잎이 휘날리는
아버지의 묘소에는
지금도 봄이 되면
연분홍 복사꽃 따라 배꽃이 설화(雪花)처럼 나부꼈다.

치마폭 주름같이
울타리를 둘러친 탱자나무
안에 우리집
맨드라미가 뾰족이 솟은 장독대에
어머님의 손때가 묻어 있는
항아리, 항아리들...

그 과수원집 작은 아들,
나는 지금
황량한 도심의 양탄자가 깔린
사무실에서
아카시아 숲의 작은 새가 되어
고향과 아버님을 그리워하며
외로운 날개 짓을 한다.

※  월간 韓國詩 2007년 5월호 당선작.

   

 

 

서구의료재단  성심종합병원 재단회장
서 구 학 원  영산중·고등학교 이사장
한   국   문   인   협   회   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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