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창의(壬亂倡義)와 전공(戰功)

선조 25년 임진란에 왜구가 침입하여 나라가 미증유의 전란에 휩싸이고 임금은 서울을 버리고 북으로 몽진하니 나라의 운명이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서 있었다.

호남에서 제일 먼저 제봉 고경명(高敬命)이 두 아들 인후(仁厚), 종후(從厚)와 유팽노(柳澎老), 양산전(梁山?) 등 의병장과 함께 의려기병(義旅起兵)을 하면서 창의격문(倡義激文)을 공에게 보내며 흥병기여(興兵起旅)를 요청하니 공은 충의에 불타 분함을 참지 못하고 일향에 통유(通諭)하니 "굴이나 캐먹는 벌레같은 섬 오랑케가 우리 백성을 도륙하고 종묘사직(宗廟社稷)을 불사르고 있으니 이 오랑케는 우리의 불공대천의 원수다. 우리 모두 일시의 편안함을 찾아 욕되게 살지 말고 사직의 안녕을 만세에 튼튼하게 하기 위하여 목숨을 버릴 각오로 일어나자"하니 임금의 행차를 지키자고 의병을 일으켰다.

공의 덕망과 충의로움은 인근고을 모든 사람이 아는 바라 창의(倡義) 소문을 듣고 다투여 모여든 사람이 천여명에 이른지라 송은 흰옷에 칼을 차고 백마에 흰 글씨를 창의군(倡義軍)의 기호(旗號)를 세우니 모든 사람들이 백자장군이라 부르며 공의 호가 되었다.

공은 무과 급제자로 군사의 조련과 무예에 통달한지라 천여 의병 중에서 충성심이 강하고 신체체형이 장대하고 날렵한 자 300여 명을 선별하여 1개 부대를 편성하고 대장기를 휘날리며 스승 고경명의 창의군의 합류하였다.

고경명 창의대장이 손을 잡고 "그대의 의군이 군령이 삼엄하고 진퇴에 질서가 있으며 우리의 유림과는 달리 무과 급제자로 군략(軍略)을 잘 알 것이니 내가 의지한바 크노라"하고 기뻐하였다.

고경명, 곽산영, 안왕영, 유팽노 등 의병장과 금산으로 달려갔으나 승승장구한 조경(鳥鏡)이라는 신무기 총으로 싸우니 훈련이 안된 선비들의 충성심만으로는 싸움이 되지 않아 조헌이하 700여명 의사가 전멸하고 고경명, 유팽노, 고인후 등 장수가 전사하니 호남의병은 대패하였다.

공 또한 적과 싸워 죽기로 결심한바 초유사(招諭使) 양산숙이 임금의 교서(敎書)를 받들어 훈유를 널리 포고함으로 공은 울분을 참고 북쪽을 향하여 절을 올리고 순국한 의병장과 의병의 영령에 제사를 올리고 남은 의병을 수습하니 수백명에 이른지라 창의사 김천일의 진영으로 합세하였다.

창의사가 공을 보고 반기면서 "금산싸움의 참혹한 전쟁터에서도 수백명의 의병을 수습하여 창의군의 전력이 큰 의지가 되니 이는 모두 백자장군의 공이요 하늘의 도움이외다"하였다.

김천일 창의사를 도와 여러번 적을 무찌르니 선조께서 들으시고 백자장군이라는 별호(別號)를 내리시니 공은 감읍(感泣)  하고 나라를 위하여 죽기를 더욱 결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