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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나주 역사문화 읽어내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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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호] 승인 2009.11.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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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산강이야기⑥


   
 

<타오르는 江>

영산포 선창이야기 
  
                                                                        
김미경(나주시 역사문화 큐레이터 & 스토리텔링 작가)

 

얼마 전 영산포를 배경으로 1987년 <타오르는 江>이라는 책을 총 7권이나 출간한 소설가 문순태를 만났다. <타오르는 江>은 1975년 <전남매일신문>에 <전라도 땅>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했다가 1년 만에 중단하고 다시 개작하여 1980년 4월부터 <월간중앙>에 5개월간 싣다가 또 중단한 후, 1987년 당시 <창작사>에 의해 일곱 권으로 완간됨으로써, 10여 년이나 걸려 완성을 본 문순태의 장편 역사소설이다. 이 소설은 작가가 머리말 '횃불로 변한 한의 민중사'에서 밝힌 바처럼 민중의 한(恨)을 형상화한 것으로, 이른바 전남 나주의 궁삼면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는 담양 출생이지만, 고등학교 시절부터 영산강 뱃길을 따라 영산포를 내 집 드나들듯이 자주 찾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영산포 처녀에게 마음을 뺏겨 결혼에 이르게 된다. 결국 소설가 문순태에게 영산포는 처가(妻家)가 되었고 더욱 자주 영산포를 찾게 되는 깊은 인연의 고리가 형성된다. 그러면서 그는 영산포를 중심으로 하는 나주의 역사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특히, 궁삼면(宮三面) 농민운동 사건에 주목하고 열심히 자료 수집에 집중한다. 궁삼면은 원래 지죽, 욱곡, 상곡면을 말하는데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영산면, 세지면, 왕곡면으로 명칭이 바뀐다.
<타오르는 江>은 실제로 나주 영산강 일대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을 근간으로 해서 일제 강점기 때 우리의 피폐했던 농촌 현실과 민중들의 치열한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大地의 꿈”, “깨어 있는 밤”, “역류(逆流)”, “개항(開港)”, “선창(船艙)”, “의병(義兵)”, “어둠의 땅” 등 그 당시의 나주 영산포를 매우 자세히 다루고 있다.

“1909년 여름 영산포 이창리(二倉里)에 동양척식회사가 들어선다. 동척은 토지 소유권 문제로 분쟁이 있는 줄 알면서도 당시 경선궁과 교섭해 기름진 농토를 탐내어 토지 매수에 나선다. 동척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면민들 대표를 경찰서 유치장에 가두고 태형과 고문을 가한 후 강제로 문서에 날인하게 하였다. 결국 동척 영산포 출장소는 1910년 7월 30일자로 궁삼면의 토지소유권 취득인가를 받는다.”

영산강을 중심으로 넓게 펼쳐져 있는 나주평야는 농민들에게 기름진 농토를 제공했지만, 나라를 빼앗긴 일제시대에는 가장 극심한 수탈의 현장으로 돌변한다. 토지를 강제로 뺏는 과정에서 힘없는 민중들에게 태형(笞刑)과 고문(拷問)을 가한다. <타오르는 江>은 그런 영산강의 슬픈 역사를 우리에게 치열하게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처럼 육로가 크게 발달하기 전까지 영산포는 동아시아 중심 포구로 중국과 일본과 교류하면서 고려 때는 개경으로, 조선 때는 한양으로 곡식을 나르던 조운선(漕運船)이 운행되었던 곳이다. 영산포가 그렇게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포구였기에 일본인들은 나주 영산포에 동양척식회사를 세운 것이다. 문순태는 <타오르는 江>에서 그 때의 영산포 풍경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영산창 선창에는 길목마다 세곡들이 밀려 발길에 채였다. 한 때 영산창 세곡을 취집하고, 취집한 세곡들을 경창(京倉)으로 실어가는 초겨울부터 늦봄까지의 근 반년 동안은, 매일 장시처럼 벅신거렸었다.”

   
 

<타오르는 江>은 생태문화가 살아 있었던 영산포를 기억하고 있으며 일본의 악랄했던 수탈 과정을 낱낱이 기록하고 있다. 소설가 문순태를 만나면서 영산강이 <타오르는 江>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영산포에 배가 들어오지 않는 일이 당연시 되고, 물이 오염되었다는 사실조차도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나에게 이 책은 큰 교훈을 일러주었다. 우선, 영산강을 다시 맑은 물을 흐르게 하는 방법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맑은 영산강을 되찾아야 영산포 선창에는 다시 길목마다 사람들이 매일 장시처럼 벅신거릴 것이다. 황포돛배를 타고 영산강 뱃길을 따라 담양사람, 광주 사람, 무안사람, 목포 사람들이 영산포 선창으로 싱싱한 회와 삭힌 홍어를 먹으러 온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이러기 위해선 영산포 선창을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영산포의 수탈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근대문화역사관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나주에 와서 부를 누리며 살았던 구로즈미 이타로(黑住猪太郞) 집과 동양척식회사 문서고(지상 1층 붉은 벽돌집) 등을 활용하면 된다. 이제,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영산포를 중심으로 하는 <타오르는 江> - 영산강의 미래는 행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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