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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추천도서 -《산촌 여행의 황홀》박원식(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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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호] 승인 2009.10.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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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쉬어 가는 따뜻한 산촌으로 떠나는 여행!

 “우리의 좁은 국토 안에 여행자들이 진출하지 않은 장소는 드물다. 유명한 곳은 너무 유명해졌다. 덜 유명했던 곳은 더 유명해졌다. 오지라 일컬어지던 산골짝도 여행계에 데뷔했다. 거의 모든 벽지가 노출됐거나 들통 낫다. 번번이 여행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이라면 번번이 고충을 느낄지도 모른다. 아아, 이제는 갈곳이 없어, 라고 투덜거리며. -중략

그렇다면 산골엔 무엇이 있나? 환락이나 유흥이나 유행처럼 도시에 넘치는 품목들이 산촌에는 없다. 문명적 요소도, 결여돼 있다. 젊은 사람들이 드물어 활기도 없다. 그러나 산촌엔 도시에서 찾기 어려운 산촌만의 품목이 있다. 바로 대자연이다. -중략

   
 
산촌으로 가는 여행은 철학 여행이다. 슬기로운 산촌 사람들의 잠언을 청취함으로써 내 안의 난잡한 개똥철학을 청소하는 행사다.

산촌엔 또 무엇이 있는가. 산천 여행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오, 적막한 산천의 적막하지 않은 길들이여. 산촌 여행의 길들은 도처로 전개된다. 강으로, 계곡으로, 호수로 길들은 계속 이어진다. 갈 곳도, 볼 것도, 들을 것도 많다.

양파를 뽑으며 거기에 줄레줄레 수많은 잔뿌리들이 달려 나오듯이 산촌이라는 양파엔 다양한 여행회로가 내장되어 있다. 면 소재지 장터엔 닷새마다 재래시장이 서며 그건 산촌 사람들의 사교장이다. 면 전체를 통틀어 하나뿐인 다방도 있으니 그건 그 고장의 영빈관이거나 사랑방이다. 늙은 주모가 근무하는 장터 골목통의 선술집 역시 여행자를 매료시킨다. 이것들은 차라리 유적이다. 비록 퇴기처럼 쇠락했지만 산촌의 전통과 서정이 아롱져 흐르기 때문이다.“ -책의 서문 중에서

일상을 떠나 산골 오지로 떠나는 ‘산’이야기 《산촌 여행의 황홀》은 자타가 인정하는 산사람인 박원식의 산골 살이 더듬기다. 이 책은 저자가 대한민국 구석구석, 이른바 ‘오지’라는 이름이 붙은 산골짝을 맨발로 걷고, 손으로 어루만지고, 코로 한껏 들이마시고, 눈으로 사진 촬영하듯 써 내려간 에세이 모음이다.

박원식은 이 책에서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마음 한 구석에 품고 있는 고향 산촌을 탐색한다. 그는 각 계절별로 아름다운 산촌을 찾아가 그곳을 관찰하고, 산촌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경북 김천시, 전북 부안군, 강원도 영월군, 전남 담양군, 경북 문경시, 충북 괴산군, 충북 보은군, 강원도 인제군 등 도시를 벗어나 산촌을 유랑하는 박원식이 전하는 우리나라 산촌의 진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어느 날 문득,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식처럼,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아, 산에 가고 싶다”라는 어쩌면 수많은 도시 유랑민들의 로망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젊은이들이 거의 사라진 산촌에는 ‘그냥 그렇게 살았지’라고 간난곡절의 인생을 심플하게 정의하는 고요한 노인들이 살고 있다. ‘나무가 있어서, 산세가 있어서 외롭지 않다’는 투박하지만 정감 어린 어머니들도 살고 있다. 산촌에는 ‘낮잠처럼 태평하고 보름달처럼 충만한’ 또 다른 삶이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리고 그 삶들은 새로운 보급자리로 고향을 꿈꾸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제2의 목표를 삼고 있는 수많은 도시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등산과 올레길 트레킹에 관한 책은 이미 충분하다. 그런데 《산천 여행의 황홀》은 여행안내서가 아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여행길을 걷듯, 한 문장 한 문장 박원식의 우리나라 산골에 대한 감탄과 애정을 고스란히 담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며, 보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그 길을 걷는 것보다 더욱 감동적으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지치고 상처 입은 자식이 어머니의 품에 안겨서야 비로소 진정한 휴식과 치유가 이루어지듯, 도시에서 지치고 상처받은 우리들은 고향의 품, 산촌의 품에 안겨야만 진정한 휴식과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우리의 짐을 내려놓고 싶고, 한달음에 산촌으로 달려가 풀석 안기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러할 때 궁벽하지만 아름답고 넉넉한 산촌마을로 우리를 안내하는 《산촌 여행의 황홀》같은 한 권의 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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