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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추천도서 -《나는 역사의 길을 걷고 싶다》정지아(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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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호] 승인 2009.0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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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길 뚜벅뚜벅 내디딘 ‘참 언론인 송건호’의 생각과 실천

‘우리시대 언론인의 사표’로 불렸던 청암 송건호(1926~2001)의 삶을 조명한 평전이 출간됐다. 소설가 정지아씨가 청암이 남긴 글들과 저술, 일기, 메모 등을 바탕으로 가족과 친지, 그를 기억하는 주변 사람들을 취재해 쓴 책이다. 

1926년 출생부터 1975년 동아일보 기자 대량 해직사태 이후 편집국장 자리에서 물러나며 22년의 언론사 생활을 마감한 뒤 재야 언론인으로서의 활동, 1987년 한겨레신문 창간을 주도하고 이후 초대 사장으로 부임해 현업 언론인으로 복귀하기까지 ‘언론사를 떠난 후에도 언론인이고자 했으며 단 한번도 언론의 길을 벗어난 적이 없는 참다운 언론인’으로서의 면모가 각종 일화와 함께 소개된다.

또 ‘해방전후사의 인식’ 등 해방공간과 건국 초기에 대한 연구를 통해 독보적인 업적을 남긴 학자로서 청암의 모습도 그려진다.

   
 
오늘날 송건호라는 이름 석자는 언론인의 표상이자 자유언론의 상징이 되었다. 그는 형극과 수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한 시대의 언론정신과 역사정신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일평생 헌신하고 정진한 참다운 언론인이었다.

그가 정권의 탄압과 회유 속에서도 지키고자 했던 ‘민주언론·민족언론·독립언론’의 사상과 실천은 오늘 이 시대에도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나는 역사의 길을 걷고 싶다》는 바로 이런 송건호의 실천적 삶을 조명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송건호의 언론인으로서의 확실한 철학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 눈에 띤다.

송건호가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그만 두고 견딜 수 없었던 것은 같은 원칙을 갖고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의 비난이었다고 한다. 후배 기자들 중에 “편집국장이라는 중책에 있고 또 사장의 총애까지 받으면서 회사가 제일 어려울 때 그렇게 그만 두는 법이 어디 있느냐, 무책임하지 않느냐”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이에 대해 “내가 한 직장이이라는 점을 중시한다면 그들의 비난과 그 말이 모두 옳다. 그러나 언론인이라는 막중한 영향을 미치는 직책의 특수성에 비추어볼 때 ‘직장에 충실할 것이냐, 직업에 충실할 것이냐?’를 택해야 한다면 나는 단연 직업에 충실하겠노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나에게 주어진 숙명적인 비극일지 몰랐다. 그러나 나는 개인의 이익보다 본분에 충실해야겠다는 결심이 강해 일부에서 퍼붓는 비난을 무릅쓰고 오늘과 같은 어려운 길을 택하게 되었다. 내가 스스로 택하고 원해서 걷는 길이기에 아무리 괴로워도 후회하고 싶은 생각은 없고 누구를 원망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각자 자기가 옳다는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모두 자기 책임 하에 말이다”라는 말로 그들의 비난을 대신했다.

송건호는 개인의 의리보다 명분을 선택했으며, 명분이란 다름 아닌 그의 철학이 되어버린 언론의 독립이었다. 언론인으로서 원칙과 인간적인 의리가 충돌했을 때 인간적 의리를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그라고 괴롭지 않을 리 없었을 것이다.

송건호는 독재정치 시절 몇 차례나 정권의 부름을 받은 적이 있지만 그때마다 거절했다고 한다. 그가 동아일보를 그만 두던 시절, 그때는 여섯이나 되는 자식들이 한창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부와 명예를 약속하는 독재정권의 유혹이 달지 않았을 리 없었을 것이다. 한 때는 목숨과 청춘을 걸고 자유와 정의를 위해 나섰던 사람들이 그 유혹에 얼마나 많이 넘어갔던가. 하지만 송건호는 결코 영웅은 아니었다. 그저 어떤 상황에서도 자유언론이라는, 언론인으로서의 양심과 원칙을 지키려 노력했으며, 적어도 자신의 선택은 스스로 책임지려 했던, 그리고 자신의 행위를 도덕적·인간적으로 이해 받고 싶어 했던 평범한 언론인일 뿐이었다. 그래서 그가 ‘우리시대 언론인의 사표’로 불리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 나주에 언론인이라고 칭하는 ‘기자님’들이 70여명이 된다고 한다. 특히 우리 ‘기자님’들 이 기회에 ‘참 언론인 송건호의 생각과 실천’을 담은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고, 언론인의 삶과 생활은 최소한 어떠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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