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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추천도서 - 《처음처럼》 신영복(지은이)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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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호] 승인 2009.01.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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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참된 스승, 신영복의 서화 에세이!

새 정부 들어 경찰서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에 내 걸려다 일부 보수집단의 반발이 있자 경찰 지휘부가 철회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처음처럼」이란 신영복 교수의 글씨 판.

신 교수야말로 “세상이 혼탁할수록 이론은 좌경적으로, 실천은 우경적으로 했으면 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을 만큼 균형 잡힌 지성인으로서, 신교수의 사상은 보수우익의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결코 위험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쓴 글씨라는 이유 하나로 경찰서 지구대와 파출소에 걸리지 못한 글씨 판 「처음처럼」.

이렇게 일부 보수 우익집단으로부터 수난을 겪고 있는 글씨 판이 책의 제목으로 되어있는 신영복 교수의 서화 에세이 《처음처럼》을 2009년 본지 첫 투데이 추천도서로 소개한다.

   
 
“이 책은 ‘처음처럼’에서 시작하여 ‘석과불식’으로 끝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필자가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했던 일관된 주제가 있다면 아마 역경을 견디는 자세에 관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경을 견디는 방법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며,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수많은 처음’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길밖에 없다고 할 것입니다. 수많은 처음이란 결국 끊임없는 성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목이 잎사귀를 떨고 자신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성찰의 자세가 바로 석과불식의 진정한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석과불식의 의미는 씨 과실을 먹지 않고 땅에 묻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어려움이든 한 사회의 어려움이든 역경을 견디는 자세에 관한 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처음처럼’의 뜻과 ‘석과불식’의 의미가 다르지 않고 그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이 책의 모든 글들도 이러한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이야기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화 에세이 - 처음처럼》은 어쩌면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새삼스러운 이야기들이라 할 수 있는 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서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함께 확인하고, 위로하고, 그리하여 작은 약속을 이끌어내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실린 이야기와 그림들은 사실 많은 사람들의 앨범에도 꽂혀있는 그림들입니다. 독자들은 각자 자신의 앨범을 열고 자신의 그림들을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그러한 공감의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숲으로 가는 긴 여정의 짧은 길동무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여는 글(저자 서문) / ‘수많은 처음’에서

《처음처럼》은 성공회대 신영복 석좌교수의 글씨, 그림, 삶의 잠언을 한 권에 모은 베스트 에세이 집이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후 많은 독자들의 사람을 받고 있는 신영복의 대표글(172편), 대표그림(152점), 대표글씨(36점)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야말로 ‘신영복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라 하겠다.

신영복의 대표작들을 한 권에 모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무엇보다도 그 안에 담긴 글과 그림, 글씨 속에 배어있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진심 어린 성찰’이다. 얄팍한 지식이나 이론보다 삶에서,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한 마디가 얼마나 깊이 있는 무게와 가치를 지니는지를 보여준다.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뒤돌아볼 줄 모르고 급하게만 살아가는 ‘소외된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책으로 자리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책이다.

1부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은 ‘처음처럼’으로 시작해서 사랑과 그리움, 삶에 대한 사색, 생명 존중 등에 관한 글을 담았고, 2부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은 ‘교와 고‘로 시작해서 관계, 더불어 사는 삶, 우직한 삶의 자세 등에 대한 글을 모았고, 3부 ’늘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은 ’각성‘으로 시작해서 성찰, 세계관, 그리고 희망에 대한 글을 엮었다.

저자 특유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묻어나는 글에서는 어김없이 긴 여운을 남기는 구절들을 만나게 된다. 천 번을 생각하고 만 번은 가다듬었을 듯한 느낌이 온다.

신영복은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 숙명여대 정경대 경제학과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있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20년 20일을 복역했다. 1988년 8월 가석방되었다. 그리고 그는 감옥에서 사는 동안 가족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출간했고, 그때부터 조용하면서도 견고한 정신세계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는 우리시대의 참된 스승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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