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공무원이 쓰레기봉투 판매대금 2천여 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공직기강 확립과 부정부패 척결이 허공의 메아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나주시에 따르면 시 감사실은 기능직(9급) 공무원 홍모(37)씨가 쓰레기봉투 판매대금 2천178만 원을 가로챈 사실을 최근 적발, 홍씨를 중징계하기로 했다.

관내 한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던 홍씨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9월까지 1년여 동안 쓰레기봉투를 소매점에 공급하고 장부에는 공급량을 줄이는 등의 수법으로 돈을 가로챘다.

특히, 홍씨는 이 과정에서 상급자의 결재란에 스스로 서명을 하거나 도장을 찍기도 하는 등 상급자의 지도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공직내부의 허점을 드러냈다.

또한, 봉투 판매대금은 세외수입으로 세무과에 납부했으나 1년 넘게 공급량과 판매액에 대한 비교가 이뤄지지 않아 횡령사실을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횡령사실은 지난 9월 홍씨가 시 본청으로 발령 난 후 업무를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들통났으나 이미 오래 전부터 내부에서 정리할 것을 종용했다는 주장도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시가 2천만 원이 넘는 거액의 횡령사건에도 불구하고 홍씨를 경찰 등 사법당국에 고발대신 자체 징계키로 하는 등 적지 않은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시 관계자는 "횡령한 금액을 모두 갚아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기로 했을 뿐 홍씨를 감싸려는 의도는 없다"며 "내부 규정에 따라 중징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홍씨는 횡령사실이 밝혀진 후 지난 12일 횡령금액을 변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