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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다듬기 - (62)「시절 모르는 말들」
신광재 기자  |  sjs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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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호] 승인 2007.09.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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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독자마당'에 남편이 교도관이라는 한 독자의 투고가 실렸다. '간수'라는 옛날 용어 대신 '교도관'으로 쓰자는 내용이었다.

하기는 아직 신문기사에서도 '선고'가 아니라 '언도'라는 말이 종종 보이는가 하면 '교도소' 대신 '형무소'라는 말도 쓰이고 있으니 이 독자의 투고도 이해가 된다.

그런데 역사용어를 살펴보면 이런 '시절 모르는' 말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아직도 '조선백자' 대신 '이조백자'를 쓰는가 하면 '명성황후'라고 써야 할 자리에 '민비'라고 쓰는 일도 흔하다.

'한일병합'을 '한일합방'으로 쓰기도 하고 '8·15 해방'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해방'에는 '놓여나다'라는 뜻의 피동적인 느낌이 있어 피해야 한다.

'을사조약'이나 '윽사늑약(勒約:억지로 맺은 조약)'이라고 써야 하는데도 '을사보호조약'이라고 쓰는 얼빠진 사람도 있다. 우리가 일제 강점기에 무슨 '보호'를 받았는가?

벌써부터 '일제 강점기'로 바꿔 부르게 했지만 아직도 자주 보이는 '일제시대'라는 말도 곤란하다.

'영웅시대'가 영웅들의 시대이고 '야인시대'가 야인들의 시대이듯이 '일제시대'는 '일본 제국주의의 시대', '일제가 주인공인 시대'라는 말이 된다. 그러니 일본인들이나 신이 나서 쓸 말이지, 우리가 쓸 말이 아니다.

'쇄국정책'이라는 말도 '통상수교 거부정책'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 '쇄국'이라고 하면 조선을 아주 꽉 막힌 폐쇄사회로 표현해 다른 나라의 문호개방 압력을 합리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창씨개명' 역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다는 내용이 없는 두루뭉술한 표현이므로 '일본식 성명 강요'로 바꿔 부르도록 교육부는 권하고 있다.

역사의 주인 되기가 그리 만만치 않지만, 그렇다고 피하거나 무신경하게 다룰 일은 아니다.

(이진원의 '우리말에 대한 예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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