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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날을 보내며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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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호] 승인 2005.04.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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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편집국장
언론인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언론은 제 4 부(府)다'라는 말처럼 직업적 긍지를 느끼게 하는 말도 드물 것이다.
언론이 입법·행정·사법부에 이은 정부의 제 4 부(The Fourth Branch)라는 표현은 자연법 사상에 기초하여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언론의 지위를 규정한 것이다.
현재 언론에 종사하는 이들 중 이 말에 이끌려 기자를 지망한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출발은 비록 지역 주재기자였지만 필자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언론인들에게 더욱 감동적인 말은 아무래도 미국의 3대 대통령이었던 토마스 제퍼슨의 언명일 것이다.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차라리 택하겠다"는 그의 명언은 정말 언론인들에게는 멋지고도 '폼'이 나는 말이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이토록 신문의 중요성을 강조한 제퍼슨도 막상 대통령에 취임한 뒤에는 신문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그는 취임 2년 후 그를 반대한 어떤 신문의 언론자유 남용사건을 기소하도록 조치했으며 그의 친지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미국 언론의 방종과 언론자유의 과잉에 대해 비난했다.

열린 언론과 닫힌 언론

현대 저널리즘의 창시자로 인정받는 퓰리처는 "신문에 폭로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지금까지 고안된 모든 법률, 도덕, 법규보다도 더 많은 범죄와 부도덕한 행위, 못된 짓들을 예방한다"고 했다.
그래서 언제 어느 곳에서나 언론은 장악의 대상이었고 조정의 대상이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쿠데타 세력'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신문사와 방송국을 제일 먼저 점령하고 장악했다. 왜 그들은 무력과는 상관없는 언론사를 제일 먼저 점거하는가.
그것은 다름 아닌 정보를 장악하고 정보를 조작해 나름의 논리로 대중을 설득하고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우리는 언론이 장악되고 조정되었을 때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25년 전 광주를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
1980년 5월의 광주에서 언론의 눈과, 언론의 입이 신군부의 쿠데타 세력에 의해 닫혀진 결과 그들에 의해 무슨 만행이 저질러졌는가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5월 항쟁의 광주는 언론의 눈과 입이 닫혀진 말 그대로 밀실(密室)이었던 것이다.
천하의 눈으로 보고, 천하의 귀로 듣고, 천하의 입으로 말한다는 언론이 닫혀져 있지 않았다면, 언론이 열려 있었다면 광주의 학살이 가능했겠는가.
당시 그들에게 '신문에 폭로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없었기에 학살은 가능했을 것이다.
이렇듯 닫힌 언론, 비뚤어진 언론, 장악되고 조정된 언론은 민주와 자유와 정의의 가치만을 뒤엎는 데 그치지 않고 삶과 죽음마저 뒤엎는다는 사실이다.
이론이나 학설이 아닌 80년 5월의 광주라는 체험을 통해서 열린 언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열린 언론과 장악되고 조정되는 언론의 차이가 삶과 죽음마저 갈랐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누워서 침뱉는 심정으로

우리는 종종 '누워서 침뱉기'라는 말을 한다.
우리의 숨기고 싶은 이야기, 즉 치부를 스스로 드러내는 무모한 자학의 몸짓쯤으로 이해되는 '누워서 침뱉기'.
특히 필자를 포함해 사회에 대한 감시와 견제 비판을 주업으로 하는 언론인들에게는 필수의 작업이며 피해서는 안될 날마다의 통과의례가 아닌가 싶다.
아무리 자기 자신을 엄격하고 준엄한 잣대로 잰다해도 남들의 평가보다는 관대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스스로의 치부를 스스로 찾아보는 '누워서 침뱉기'는 언론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는 아무리 권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자신도 모르게 권력에 장악되거나 조정되고 있지나 않는지, 이권을 챙기고 주류에 편승하기 위해 몸을 팔고 있지나 않는지 누워서 침을 뱉어보자.
주제넘을지 모르나 신문의 날(4월7일) 보내며 나주언론의 말석에 자리한다고 생각하면서, 지역사회의 영원한 아웃사이더로 남아 권력으로부터 장악되고 조정되지 않는 열린 언론이 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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