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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포 염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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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0호] 승인 2023.08.06  20: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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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부학회장 허북구
홍어로 유명한 영산포는 물류 중심 도시였다. 물류 중심 도시 영산포의 히트작 중의 하나는 홍어이다. 홍어 산지 흑산도는 뱃길로 목포항까지는 248리이며, 영산포까지는 390리이다. 목포가 영산포보다 142리가 가까이 있으므로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흑산도에서 잡은 홍어는 나주보다 목포에서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데 1960년대와 1970년대 홍어 판매량이 나주가 많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영산포에서 홍어 판매가 많았던 것은 1960년 기준 목포 인구 12만 9천 명에 비해 나주 인구 22만 2천 명으로 많았고, 나주평야의 농경문화에 의한 많은 소비와 영산포가 물류 중심도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영산포는 고려시대 조창이 설치된 곳으로 일찍이 농수산물의 집산과 유통의 중심지였다. 뱃길, 육상, 철로라는 교통 체계가 잘 갖춰져 있었고, 그로 인해 흑산도 홍어 또한 목포보다는 흑산도와 멀리 떨어진 영산포가 유통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영산포는 홍어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물류 중심도시인데, 제조업 도시로 변모한 적이 있었다. 그때 생산 품목은 염직품(染織品)이었다. 염직품은 염색과 직조품이다. 염색은 앞선 글에서 소개했듯이 영산포는 과거 우리나라 최대 쪽 염료 생산지이자 물류 중심지였다.
 
직조는 기계나 베틀 따위로 피륙을 짜는 일로 나주에서는 나주 샛골세목이 유명하다. 영산포에서 유명했던 직조는 가마니와 돗자리이다. 영산포에서는 1907년경에 일본에서 돗자리 제조에 좋은 개량 인초(골풀)를 도입하였고, 1918년 9월 영산포에 조선승입주식회사(朝鮮繩?株式會社, 조선가마니주식회사)가 설립되어 가마니, 돗자리 및 다다미 제조와 매매를 했다.
 
1924년에는 영산포인초생산조합을 창설하였고, 돗자리와 다다미를 전국적으로 공급하였다. 가마니 또한 생산량이 많았는데, 조선일보 1940년 5월 25일자 신문 기사에는 “전남 영산포 시장은 매시일마다 가마니의 생산이 평균 사만장가량 반출된다”라는 내용이 있다. 당시 수천 가구가 가마니를 짜서 생계를 유지했으며, 영산포 가마니는 만주까지 수출되었다. 
 
가마니가 부업 형태로 이루어진 데 비해 돗자리는 공장에서 생산되었다. 1946년 3월에 영산포에 돗자리 제조회사가 신설되는 등 공장 설립이 이어졌다. 1960년대 말에는 인초공장이 대대적으로 설립되었고, 대통령이 방문할 정도로 규모가 큰 수출 산단이 되었다. 나주에서 골풀(인초) 재배 농가는 2,600호가 넘었고, 화문석 수출은 수백만 장이 되었다. 인초공장에서는 문양을 내기 위한 염색이 곳곳에서 행해 졌다.
 
많은 사람이 인초공장에 근무하기 위해 영산포로 옴에 따라 자취방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였고, 영산포 시내는 활력이 넘쳤다. 그랬던 영산포의 염직산업은 사라졌고, 물류는 디지털시대로의 전환, 정주 인구와 유동 인구의 감소로 활력이 없어져 법고창신(法古創新)이 필요한 시기이다.
 
법고창신 측면에서 영산포의 과거를 되돌아보면 물류 중심 도시였다는 점과 한때 융성했던 제조업인 염직이 특색을 이루고 있다. 물류는 오늘날 새로운 패러다임인 '스마트물류'가 대세다. 스마트물류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의 최신 IT 기술을 활용해 물류를 지능화, 자동화하는 것이다.  
 
최신 IT 기술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프로그래밍 즉 코딩이다. 이 코딩(coding)의 기원은 직조로 실을 천으로 만드는 방직기에서 사용된 천공카드이다. 자카르 방직기는 천공카드에 구멍을 뚫어 방직기의 움직임을 제어하여 여러 색상의 실을 고르고 무늬를 만드는 과정을 수행할 수 있고, 천공카드를 교체하는 것만으로 직조되는 무늬를 바꿀 수 있다. 
 
따라서 물류 중심 도시였고, 한때 염직으로 유명했던 영산포는 오늘날의 환경에 맞게 새롭게 변신하고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물류’, ‘코딩’, ‘특색’이라는 스토리 자원을 갖고 있다. 동시에 정보에 의해 홍어가 전국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처럼, 직조에서와 같이 계획적이고 꼼꼼하게 발전계획을 짜고, 천에 염색을 하듯이 색을 입히면 특색 있고 풍요로운 영산포로 재탄생될 것으로 믿는다.
 
   
▲ 영산포 옛 동신인초 공장에서 염색 후 건조했던 인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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