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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싼샤와 영산포 쪽 염색허북구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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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7호] 승인 2023.06.26  00: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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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북구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대만 신베이시(新北市) 싼샤(三峽)는 영산포와 여러모로 닮았다. 강을 끼고 형성된 도시, 일제 강점기 때 호황을 누렸던 거리, 많은 근대 건축물과 유적 등 닮은 점이 많고 많다. 여러 유사점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는 쪽 염료 산지와 유통의 중심지였다는 점이다.

과거 싼샤의 외곽에서는 쪽 염료를 생산했고, 도심 거리에는 쪽 염료와 염색물을 파는 가게가 있었다. 강을 이용해서는 쪽 염료를 중국에 수출했다. 영산포 또한 과거에 쪽 염료의 주산지였으며, 쪽 염료의 유통 중심지였다.

한국과 대만의 쪽 염료 생산과 유통의 1번지였던 영산포와 대만 싼샤는 합성 인디고의 생산과 유통으로 인해 전통 쪽은 사라졌다. 이후 영산포의 쪽은 부활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대만 싼샤에서는 지역의 유지들이 지역의 역사를 후손들에게 알리고, 지역의 역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쪽 염색을 부활시키고자, 싼자오용문화협진회(三角湧文化協進會)를 만들었다.

싼자오용문화협진회에서는 지역의 초등학교에 쪽 염색시설을 만들어 학생들이 쪽 염색을 경험하게 하면서 지역의 역사를 알게 하고 있다. 또 쪽에 관심 있는 지역 사람들에게 교육과 체험을 하면서 쪽 염색 전문가들을 육성했다.

쪽 염색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문화 관련 프로그램에 쪽 염색을 포함시켰으며, 쪽 염색 공예인들이 만든 작품을 판매해 주기 위해 공동 공방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 공방에서는 신베이시 싼샤거리의 관광객들에게 쪽 염색 체험을 하고 있으며, 싼샤거리 축제 때는 쪽염색을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싼자오용문화협진회 회원들은 쪽 염색을 지역의 정체성 함양에 활용하는 것외에 외부로 알려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8년에는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의 주선으로 나주 나빌레라문화센터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싼자오용문화협진회처럼 지역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모임이나 단체 또는 개인들은 대만이나 일본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정년 후 여유로운 시간을 보람있게 활용하기 위해 지역의 언어, 풍습, 유적 등을 조사하고 이것을 정리하여 후손들에게 남겨 놓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수년 전에 일본 오키나와를 방문했을 때 현청 소재지인 나하(那覇)에 있는 고층의 대형 서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놀란 것은 2층의 가장 좋은 자리에 오키나와의 언어, 풍습, 역사, 생활사, 식물, 놀이 문화 등에 관한 다양한 많은 책이 진열되어 있었던 점과 그것을 쓴 작가들이 지역의 모임, 단체, 개인들이었다는 점이었다.

‘남의 손의 떡은 커 보인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대만 싼샤의 싼자오용문화협진회의 활동이나 오키나와 지역민들의 지역에 관한 조사 연구 자료들이 남의 것이어서 부러워지는 것인지는 판단이 분명하지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영산포뿐만 아니라 나주는 세계에 내놓을 만한 자랑스러운 역사 자원이 있고,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수많은 유산(콘텐츠 등)을 후손들에게 넘겨주어야 할 것들 또한 매우 많은 곳이다.

개인, 모임 및 단체에서는 이것들에 관해서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조사하고 정리하는 즐거움을 맛보는 것과 동시에 최소한 기록으로 남겨두어 후손들이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나주에서 개최된 대만 싼자오용문화협진회원들의 쪽 염색 작품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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