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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 염색 거리허북구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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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호] 승인 2023.06.11  22: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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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북구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indigo)은 식물염료로 특별하다. 인간이 사용한 식물염료 중 가장 오래되었고, 희귀한 청색이며, 세계 각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 역사가 있다. 고대부터 수요가 많았던 쪽 염료는 일찍부터 산지가 형성되었고, 국제적인 무역 상품으로 생산과 유통이 체계적으로 발달 되었다.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의 생업과 의복에 이용되었던 쪽 염료는 합성염료가 발명되기 전까지 인류의 경제, 생활 풍속 등 다양한 면에서 영향을 미쳐왔다.

합성 쪽 염료가 1880년에 발병되어 생산되면서 쪽 염료 산지는 하나둘 무너졌다. 그 속도는 경제 논리에 의해 경제가 발달 된 곳들, 교통이 발달 된 곳, 규모가 작은 곳일수록 빨랐다. 제직과 염색까지 일괄 생산된 청바지 같은 상품이 유통됨에 따라 대중적인 전통 쪽 염색 문화의 소실은 더욱 빨라졌다.

1960년대 이후 중국의 묘족(苗族)이 사는 산속 등 오지를 제외하고는 합성 인디고가 청색 염료를 지배했다. 많은 지역의 전통 쪽 염료 산지는 없어졌고, 쪽 염료를 생산했던 시설과 유물도 방치되거나 없어졌다.

그런 가운데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변화의 물결이 닿지 않았던 오지, 여전히 전통문화 의존도가 큰 수요가 있었던 곳들, 인건비가 낮아 합성 인디고 염료가 오히려 비싼 곳들,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있었던 곳들에서는 전통 쪽 염색 문화가 실 날 같이 연명했다.

그렇게 살아남은 세계 몇몇 곳의 전통 쪽 염색 문화는 오늘날 그 지역의 정체성 도구, 역사 문화 교육, 관광 및 친환경 염료로 사용되면서 문화 산업적 활용 가치와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쪽 염색에서 나주와 비교되는 일본 도쿠시마현(德島縣)이다. 일본 정부에서는 2019 5월에 도쿠시마 쪽을 일본 ‘문화청’의 ‘일본 유산’으로 지정했다. 일본 도시마현 의회(議會)에서는 2019년에 2020년 올림픽 개막일인 7 24일을 ‘쪽의 날’로 조례를 제정했다.

도쿠시마현의 상징색은 쪽 색이고 현청 홈페이지, 인쇄물은 쪽 색을 사용하고, 현청의 강당 바닥재는 쪽 염색한 목재를 사용했다. 도쿠시마현에서는 쪽 염색 천뿐만 아니라 종이, 비누, 치약, , , 요리, 가구 등 다양한 분야에 쪽이 사용하면서 특색화와 관광산업에 이용하고 있다.

체코,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독일 및 헝가리의 전통적인 쪽 염색 전통도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블록 프린팅이라는 쪽 염색 기술이 전통적으로 행해져 왔는데, 유네스코에서는 2018 11월에 동유럽 5개국 인디고 블록 프린팅 기술을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했다. 유럽 5개국 쪽 염색의 중심은 오스트리아 염색박물관이 있는 오버외스터라이히(Ober?sterreich)주 구타우(Gutau)이며, 이곳은 쪽 염색을 관광산업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쪽 염색을 관광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으로는 중국 운남성(云南省) 대리(大理)이다. 중국의 소수민족 중에는 쪽 염색 전통이 이어지는 곳이 많은데, 대리(大理)는 올해 초 중국 후난위성텔레비젼에서 우리나라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를 원작으로 한 ‘바람 부는 곳으로(去有風的地方)’의 배경이 되면서 이곳의 전통 쪽 염색은 관광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국의 사꼰나콘(Sakon Nakhon)주에는 파 크람 로드(Pha Kram Road)가 있다. 크람(Kram)은 태국어로 쪽을 뜻하므로 번역하면 쪽 염색의 거리(Khram Dye Walking Street)이다. 쪽 염색 거리는 종교 유적지가 있는 왓 프라탓 청춤 워라위한(Wat Phrathat Choeng Chum Worawihan)의 프라탓 청춤(Phrathat Choeng Chum)에서 형성되는데 주말과 공휴일에는 지역의 쪽 염색 업체들이 제품을 들고나와 관광객을 맞이한다.

이외에 고대 아프리카 사하라(Saharan) 무역의 중심지였던 나이지리아의 카노(Kano), 사라진 쪽 염색 전통과 거리를 살려낸 대만 신베이시 싼샤(三峽), 멕시코 오악사카(Oaxaca)주 등 몇 군데가 더 있다. 이곳들은 쪽 염색 자체가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고, 관광과 결부되어 지역과 거리를 빛내고 있는 곳들이다.

나주 쪽 염색 명성 또한 세계적으로 뒤지지 않는데, 과거 나주 쪽 염료의 생산과 유통의 중심지는 영산포였다. 영산포의 쪽 염색 역사와 유적지는 근대거리라는 테마로 도시재생을 이끌고 있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자산인데도 벽화에서조차 그 모습을 찾아보지 못할 만큼 콘텐츠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참에 우선 영산포의 쪽 염색 역사를 되새기고, 유적지를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 쪽 염색 전통을 지역 정체성과 관광에 활용하고 있는 대만 싼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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