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중개사협회(이하 한공협)의 법정단체화 추진에 빨간불이 걸렸다.

 

한공협은 그간 법정단체화 추진을 위해 새대한공인중개사협회와 통합 및 단일 협회 출범을 마쳤으며 법정단체화를 위한 여론 형성에 기여하고자 ‘고의로 사기 및 횡령을 한 자는 공제 가입 제한’, ‘전세사기 예방 및 근절 결의문 채택’, ‘임대인 신용정보 조회시스템 구축’ 등 강도 높은 내부 단속 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한공협 측의 ‘협회의 지도·단속 권한이 생기면 불법행위 예방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통한 법정단체화 지정 추진에 대해 국회는 ‘경쟁 제한’ 등을 이유로 협회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 분위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협회 법정단체화를 골자로 한 ‘공인중개사법 일부 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은 2,3월 전체회의에서 제대로 논의되지도 못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개정안에는 부동산 허위·과장 매물 점검 및 무등록 중개업자에 대한 지도·관리 등을 협회가 수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국토위는 지난달 전체회의에서 부정적 견해의 검토 보고서를 제출했다. 국토위는 “건전한 부동산 거래 질서를 확립하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국민의 권리·의무와 직접 관계되는 업무를 민간 협회에 위탁하는 것이 적절한지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 했다.

 

또한 협회가 독점적 지위, 권한을 가지면 공인중개사의 사업 활동을 제한하는 등 ‘경쟁 제한’적 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공정거래 위원회의 의견도 언급하였다.

 

실제로 현업에 종사중인 공인중개사의 상당수도 협회의 이러한 독점적 지위, 권한이 자칫 기존의 자유로운 영업 활동에 제약을 가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정위는 현재 운영중인 ‘부동산 거래 질서 교란행위 신고센터’를 활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하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국회·정부가 개정안에 비호의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자 그동안 강공으로 밀어부쳤던 법정단체화 추진이 한공협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개정안 표류가 장기화할 경우 소란은 더 커질 수 있어 우려된다.

 

협회 관계자는 “국회에 계속 의사를 타진하고 있으며 4월에는 통과가 가능할것으로 기대해 본다”라고 밝히며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서라도 법정단체화는 꼭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