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는 오직 목민관이 되기 위하여 즉, 出仕(출사)를 위해 수신제가를 한다는 말이 있다.

임금의 명으로 백성을 부모 자식처럼 살피고 선량하게 다스리겠다는 출사의 근본이 몸을 닦고 집을 가지런히 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의미인데 우선 몸을 반듯이 한다는 것은 여하한 유혹에 흔들림 없는 정신세계가 정립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공자는 ‘군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이에 밝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군자란 선비와 같은 말인데

과거의 선비는 오늘의 정치인이라 할 수 있다. 즉 선출직 공직자가 되겠다는 사람 누구든 ‘의’와 ‘이’를 분별하는 것보다 먼저 할 일이 없다’라는 수신제가한 선비들의 말을 귀 감아 들어야 한다.

이어 ‘의란 무엇을 위하는 것이 없이 하는 것이다’에서도 ‘의’는 오로지 양심이라는 사람의 도의적 본분에 충실하는 행위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이익을 보고도 사익을 취하지 않는 것이 ‘의’라는 부분도 사표로 삼을 만하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든 정치인들에게 너무 속아 어떤 놈이 되어도 그만이라는 스스로의 비웃음이 만들어 낸 대통령이 바로 윤석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신은 이미 죽었지만 ‘의’또한 죽은 나머지 이제는 짐승사회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정치라는 허울 아래 나주지역 정치인들도 그렇게 명멸해 갔다. 한때 기라성 같았던 최인기 장관 그리고 이미 고인이 된 이재근 전 국회의원도 지역민들 뇌리에 족적이 깊게 남아 있지 않은 것은 의와 이의 분별이 주는 감동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는 6월에 있을 나주시장 선거를 앞두고 무려 15명의 나주시장 후보군이 형성되었다 하여 시샘인지 아니면 비웃음인지가 낭자했었다. 여기서 강인규, 이기병, 이재창, 이민준 등 나주시장 후보들은 정치적 나주지역 토종이라 할 수 있으며 그 외에는 新銳(신예)들이라 할 수 있다. 토종 정치인들이야 나주시민들과 부대낀 세월만큼 면면이가 잘 알려졌지만, 그 외 후보들의 정치적 소신에 대해선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그들의 이력으로만 나주시장 후보의 적격성을 가늠할 뿐이었다.           

지난 7일 전남도의회에서 나주시장 예비후보 9명이 서명한, 강인규 시장 공천반대 성명서가 발표되었는데 이에 대해 유일하게 김덕수 나주시장 후보는 ‘(특정후보를) 반대하는 정치를 하지 않겠습니다.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토론하고 설득하고 합의하는 선순환의 정치를 하겠습니다. 반대는 또 다른 갈등을 낳고 분열로 이어집니다. 그래서는 미래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지역의 에너지를 나주발전의 힘으로 모아가야 합니다. 후보에 대한 판단은 오롯이 나주시민의 몫입니다. 후보는 자신의 장점과 경쟁력을 유권자에게 설명하고 선택을 받아야 합니다. 게다가 정당이 공직 후보자를 추천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충분히 검증하여 흠결 없는 후보를 공천할 것으로 믿습니다’,라며 지역 정치 출마 초년생답지 않은 소신을 강력하게 피력하고 나선다.

오랫동안 나주지역이 정치꾼들의 편 가르기로 인해 엉망진창이 된 누더기 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토론, 설득, 합의하는 선순환의 정치’에 있다는 것이다. 대단한 정치적 혜안이자 義(의)와 利(이)의 분별을 통한 건강한 나주지역이 되어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강인규 후보 도태를 통한 9명이라는 눈앞의 당면한 이익보다 나주지역사회에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화두를 들고 나왔다는 점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며 지역민들은 김덕수 후보의 화두에 적극적으로 동의해야만 수십 년 누적된, 패거리 정치의 폐습을 일소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불거진 586 정치인들의 용퇴론에 신정훈 위원장은 ‘인위적 도태’에 극한 반감을 드러내며 나주지역민들의 몫임을 강조했는데 나주시장 후보 9명의 성명서는 강인규 후보의 ‘인위적 도태’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 위원장 주장과 배치된 모순에서도 나주·화순지역위원회에서 무슨 말을 할지도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