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9일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석패하자 대다수 나주지역민들이 선거 자체를 입에 담는 것조차 심히 꺼리고 있다. 민주당이 폐족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건으로 기사회생한 후 문재인 촛불정부의 중간 평가라 할 수 있는 불과 2년 전, 21대 총선에서 176석이라는 과반을 넘는 국회의원을 확보하고서도 대선 패배라는 참담, 그리고 176명의 민주당 국회의원 중 70명이 학생운동권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패배가 쉽게 믿겨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혹자는 조·중·동의 보수언론 그리고 국민성으로 패배의 변명을 피 튀기게 설파하지만 어쨌든 대한민국 국민 다수가 민주당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어디서부터인지 민주당이 민심으로부터 배척받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서리를 밟고도 얼음의 도래를 부정하는 극히 천박한 권력의 오만이 부른 사필귀정이라 할 수 있다. 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 즉 서리를 밟으면 곧 얼음을 만나게 된다는, 주역에서 말하는 자연의 섭리를 ‘권불십년’들만 줄기차게 부정했던 결과라는 맹폭이다.

물론 그들은 또 다른 정치적 회생이란 돌파구를 찾으려 진정성이 모자란 양두구육으로 동분서주하겠지만, 이제 刷新(쇄신), 나쁜 폐단이나 묵은 것을 없애고 새롭게 하지 않고서는 어느 정치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정치적 토대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한쪽에서 민심이 요구하는 현실을 부정하고 나주시장을 목표로 한 권력 투쟁을 일삼고 있다면 그들에게 나주지역의 미래를 맡겨서는 답이 전혀 없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지역위원회의 A 사무국장이 지난 14일 남평읍에서 시작한 강인규 나주시장의 시민과의 대화에 대해 “나주시에서 오미크론 등 누적 환지가 수천 명이나 되는 등 심각한 상황하에 부적절하고 그래서 나주화순지역위원회는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뜻있는 언론이 이를 널리 알리면 좋겠다”는 사주의 전화를 특정 언론인이 받았다 하여 나주지역이 소란하다.

여기서 강 시장의 시민과의 대화라는 연례행사의 시기적 적정성과 호불호를 떠나 대선에서 절대적 성원을 보낸 나주지역민들에게 민주당이 대선에 패배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석고대죄해도 부족할 판에 강 시장의 자치행정의 일환이라 할 수 있는 시민과의 대화를 “나주화순지역위원회는 부끄럽게 생각한다”라는 발상이 A 사무국장의 개인 생각인지 윗전의 뜻인지 모르겠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비난이 거세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여기서 ‘부끄럽다’는 개인 의견이면 모르겠지만 ‘더불어민주당나주·화순지역위원회가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뜻있는 언론이 이를 널리 알리면 좋겠다’이게 더불어민주당나주·화순지역위원회의 뜻과 사주라면 2년 후 총선에서 신정훈 위원장이 국회의원 3선이라는 대망을 이룰지 의아해지는 것이 나만의 생각이면 좋겠지만 그 반대라면 난망은 어려운 추론이 아닐 것이다.

직설하자면 나주시장과 권력 투쟁이라는 이러한 잔꾀는 쇄신의 대상으로 삼아야 지역정치인의 값진 믿음은 더욱 돈독해 질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제 봄이다, 농사의 일년지계는 봄에서 시작하는데 일 년 농사를 준비하는 믿음직한 농부는 농토를 일굴 괭이 등의 손질에 빈틈이 없다.

정치인도 이와 같아야 한다, 농부가 튼실하다고 해도 부실한 농기구라면 볼 장이 거의 없다. 또한 ‘읍참마속’을 두려워해서는 대의는커녕 소인되기 안성맞춤이다. 부언하자면 잘못을 알면 즉시 고치면 그만이다. 아니면 정치적 나락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옛 말에 손톱 밑에 가시 든 것은 몹시 아파하지만 정작 심장 곪은 것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신정훈 위원장, 우선 齊家(제가)에 심기일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