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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정의》 표창원(지은이)“보수, 진보의 갈림길에서 읽어야 할 정치 교양서”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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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4호] 승인 2022.02.20  23: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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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심리학자로 잘 알려진 표창원 전 의원의 정치비평서이다. 범죄현장에서 진실과 정의를 찾듯, 한국 정치에서의 진실과 정의를 찾기 위해 들어선 국회의원의 길, ‘상설 전투장’같았던 국회에서의 시간과 그 안에서 목격한 보수, 진보의 불의에 대한 기록이다.

프로파일링하듯, 그간에 전념해온 범죄 분석의 경험과 이론, 잣대를 활용해 정치계를 수사, 분석한다. 보수의 품격을 잃어버린 보수, 촛불 명령을 무력하게 만든 진보를 누구의 눈치 보는 것 없이 폭로하고 비판한다.

본업 아닌 ‘다른 일’로 바쁜 국회의원들이 알면서도 저지르는 불법들, ‘전쟁 국회’를 부추기는 ‘실세’들을 낱낱이 열거하고, 한국의 청년 정치가 나아갈 바를 세계 각국의 청년 정치와 비교하면서 실현 가능한 전략과 방법으로 제시한다.

   
 

저자 스스로 “정치와 무관했던 한 시민이 본의 아니게 정치인이 되어 시민을 대표하기 위해 애쓰면서 겪고 느낀 솔직한 심정의 기록”이라고 밝힌 이 책은, 중요한 선거들을 앞두고 우리에게 필요한 정의가 무엇인지 비교하며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아울러 표창원의 소신 있는 발언을 신뢰해온 독자들에게 오래간만에 속 시원하게 해줄 비평서가 될 것이다.

책은 3부로 이루어졌다. 1부는 국회의원들의 과오와 행태, 갑질 등 실제 ‘정치 현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국회의 생생한 사건 사고, 일상을 담았다. 보수와 진보,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아수라장, 아비규환 같은 모습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정확한 사례들로 증명한다. 이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기준과 근거는 명확하다. 한국에서 오용되고 있는 ‘보수’, ‘진보’의 원론적 의미를 되새기는 것에서 시작해, 옳고 그름을 과학적으로 수사하는 프로파일링 이론으로 비교 분석한다.

2부는 ‘가짜뉴스’, ‘좀비 정치’, ‘썩은 사과 같은 비리 정치인’등 비극적 현주소를 훑는다. 지금 정치는 소속된 정당에 따라 상대를 무조건 공격하고 물어뜯는 ‘좀비 정치’다. 저자는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 ‘좀비 정치’의 뿌리를 600만 명을 학살한 나치 독일의 역사까지 파고들어간다. 1부가 프로파일링 기법을 적용한 새로운 정치비평을 보여줬다면, 2부는 영화 기생충, 부정부패를 ‘썩은 사과’에 빗댄 범죄학·행정학 이론, 부패한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역사 등을 활용한 흥미로운 분석을 보여준다.

3부는 여야 정당을 넘어서 ‘국제적인 차별과 혐오’‘나라 망신시키는 외교관’‘한국 청년 정치가 나아갈 바’를 이야기한다. 세계 시류가 된 청년 정치의 모습을 국가별로 훑으며, 한국의 청년 정치가 어디쯤 와 있는지, 나아갈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전 지구적인 기준과 잣대로 살핀 부분에선 한국 정치의 희망이 엿보인다.

책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표창원의 ‘좀비 정치’정의다. 표창원은 “우리 편은 선, 상대방은 악으로 규정하고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 사실관계 확인이나 맥락, 입장 등을 무시한 채, 상대방 혹은 의견이 다른 이를 무조건 공격하고 물어뜯는 행위”를 ‘좀비 정치’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품격, 논리, 근거, 존중, 배려 등의 덕목과 가치를 내팽개치고 ‘적’으로 규정한 상대를 향해 잔혹하고 가학적인 공격을 퍼붓는 것만이 ‘정치’라고 착각한 이들이 활개 쳐온 한국 정치문화의 고질병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지역사회 어느 정치인을 지칭하고 있는 것 같아 책을 보는 내내 소름이 돋았다.

“정의는 때로 짓궂을 정도로 천천히, 하지만 반드시 온다”는 꿋꿋한 신념에 따라, 초심을 잃지 않으며 잊힐 수 있는 사건들을 낱낱이 기록한 책은 중요한 선거들을 앞두고 반드시 읽어야 할 정치 교양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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