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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가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나주지역 최초 극장으로 지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 왔던 옛 나주극장을 매입해 문화재생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나주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지역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유휴 공간 문화재생 기본 구상안 연구 대상지 공모’에 최종 선정되었다. 옛 나주극장은 금성동 14-1번지에 있으며, 2필지의 부지 774㎡, 연면적 863. 87㎡ 규모로, 나주신협이 주차장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시는 최근 나주신협과 극장 매입을 위한 상호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1월 중 감정평가를 거쳐 기본방안구상을 마친 후 문체부에 ‘2022 유휴 공간 문화재생사업’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한, 기본계획 용역을 추진하고 극장 매입 및 구조물 안전진단을 실시한 후 시민사회단체와 협의체를 구성하여 활용방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총 33억(국비 지원 포함)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올해 필요한 나주시 자체 예산은 8억 3,000여만 원이다. 나주시 문화예술과는 작년 예산 수립 시 8억 원을 예산에 반영해줄 것을 건의했으나 감정 비용을 비롯한 안전진단, 기본계획수립 용역 등 3,000여만 원만 반영되고, 나머지 극장 매입비 7억 원, 파일럿 프로그램 사업(시범사업) 1억 원 등 8억여 원은 나주시 자체 심사에서 삭감되었다.
나주시 문화예술과는 ‘미반영된 예산에 대해 추경안을 편성하여 시의회에 제출하고, 예산이 통과되면 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시의회를 비롯한 시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지는 미지수이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현재 나주극장의 건물이 1990년대 극장 모습을 완전히 잃어 역사적 보전 가치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또한, 나주극장이 폐쇄된 이후 음식점으로 활용되다가 방치되어 건물의 외관이 완전히 변형되었고, 극장으로서의 기능 유지 자체도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건물의 훼손 상태가 심각하여 벽돌 구조체 외에는 재활용 가치가 전혀 없는 상태이다.
부지가 ‘나주극장 터’라는 것 말고는 아무런 역사적 가치나 문화적 의미를 찾아 볼 수 없는 건물에 대해 수 십 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주시는 이 건물을 매입하여 리모델링하거나 철거 후 신축하여 공연 및 전시 공간 등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나주시의 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한다고 해도 역사·문화적 가치를 복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주시는 “퇴락한 유휴공간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하여 원도심의 열악한 문화 환경을 개선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한다”며 목적을 밝히고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시민 A씨는 “인근에 나빌레나 문화센터나 정미소 곡간 등 문화공간이 충분하게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혈세 7억여 원을 들여 굳이 역사적 보전 가치도 없는 옛 나주극장 부지를 매입해 문화공간으로 사용하려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주시의회 이재남 기획총무위원장은 나주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전통문화자원은 읍성권 중심으로 배치하고 근대문화유산은 영산포권에 배치하는 등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근대문화유산에 속하는 옛 나주극장을 읍성권에 배치하는 것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며 나주극장 매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같은 상임위원회 소속인 이대성 의원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국비 지원 사업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사업을 벌여 몇 년 뒤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사업이 부지기수인 실정에서 옛 나주극장 매입이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보다 철저한 이해득실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