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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언론인의 자비부담 동행취재를 상시화하자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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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호] 승인 2019.06.30  13: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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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민선 2기 때의 일이다. 나주시는 시장을 비롯해 시의원 및 관계공무원 등이 나주시와 우호도시인 중국의 요요시와 백산시 등을 10박 11일간의 일정으로 방문했다. 나는 이들의 공무국외 여행을 취재하기 위해 나주시에 자비부담 동행취재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나주시 예산으로 가는 공짜취재여행이 아니고 자비를 부담해 취재를 가겠다는데 거절했다.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나주시의 대응이었다. 

담당부서 윤 모 과장의 말이 걸작(傑作)이었다. “시장님이 시 예산(공짜취재)으로 동행취재 하겠다면 동의하겠으나 자비부담 동행취재는 허락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그냥 시 예산으로 가자”고 했다. 즉 내가 여행경비 전액을 부담해서 가는 동행취재는 불가하다는 답변이다. 당시는 나주시나 시의회, 평통나주시협의회 등이 해외를 나갈 때 지역 언론인 두 명이 관행적으로 공짜취재 여행을 하던 시절이었다. 나주시장의 요구대로 공짜취재 여행을 간다 해도 도덕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은 시절이었다.

순수하게 생각하면 고마운 말이었으나 뜻은 다른 곳에 있었다. 시장이 내 의도를 간파했다. 한마디로 공무국외 해외여행을 빙자한 관광여행이 들통이 날것을 우려 한 것이다. 시 예산을 지원받은 동행취재, 즉 공짜취재여행을 했을 경우 ‘소금 먹은 놈이 물켠다’고 공식적인 행사 외의 일탈 등을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자비부담으로 동행취재를 했을 경우는 공짜취재여행이라는 부담이 사라져 비공식적으로 행해지는 관광이나 쇼핑, 유흥 등 그들의 공식일정 외의 모든 일탈을 있는 그대로 보도를 할 수 있다. 이유는 거기에 있었다.

당시 나는 나주시, 나주시의회, 평통나주시협의회 등의 공무국외여행을 나갈 때 공짜취재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터라 이들의 해외에서의 실상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관행을 깨트린 뜬금없는 나의 자비부담동행취재 요청에 부담을 느꼈음이 분명했다.

지난해 발생한 예천군의회의 공무국외 해외여행의 민낯을 봤을 때 지금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겠지만, 당시의 공무국외여행 전체일정 중 공식일정은 많아야 30%수준이고 나머지는 공식일정과 관계없는 관광 등으로 일정이 채워졌다.

대한민국 거의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식의 공무국외여행을 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언론인의 공짜취재여행이 관행처럼 이루어진 것이 한몫을 담당했다. 공짜로 취재여행가고 그 대가로 일탈을 눈감아주고, 상부상조(相扶相助)했다.

지역 언론인들에 대한 나주시의 공짜취재여행 관행은 민선5기 때 없어진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잘한 일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이제는 ‘깜깜이 공무국외여행“이 되었다. 공짜동행취재가 있었을 경우는 비하인드스토리(누가 비아그라를 샀다. 누가 마사지를 받았다, 누가 호화쇼핑을 했다. 유흥을 즐겼다 등)라도 입소문을 타고 전해져 그들의 일탈이 어느 정도 알려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전혀 실상을 알 수 없게 됐다.

나주시장을 비롯한 공직자 및 시의원 등의 공무국외여행 내용과 결과는 보도자료 외에는 알 길이 없다. 보도 자료라는 것은 이해 당사자가 홍보하고 싶은 것만 알리는 반쪽 정보다. 우리의 세금으로, 그것도 공무상 해외를 나갔는데 그들이 거기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게 됐다. 지역민의 정당한 알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 대책이 필요하다.

하나의 대안으로 시민의 혈세로 진행되는 공무국외여행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이들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해 보도하는 자비부담 동행취재를 생각해볼만 하다. 나주시나 나주시의회 등의 공무국외여행에 여천군의회 같은 일탈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동안 지역민만 모르고 있는 일탈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예천군의회도 자비부담 언론인이 동행했다면 박 모 군의원 같은 일탈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자치단체와 지방의원들의 국외연수는 선진지 견학과 벤치마킹을 통한 역량강화와 선진문물을 보고, 듣고, 배우고, 익혀 이를 지방자치에 접목시킨다는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전국의 자치단체나 지방의원들의 이런 목적수행이라는 미명으로 공무국외연수를 하고 있지만, 그 뒤안길에는 ‘혈세낭비+일탈’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언제나 같이했다.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 의원들의 공무국외 연수를 빙자한 외유(外遊)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추태와 일탈행위는 잊을만하면 불거졌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해외연수 무용론’이 제기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그때뿐, 개선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중 7명이 이들의 국외연수 전면금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는 예천군의회 사태가 벌어진 후 조사된 것이어서 당연한 결과지만 그동안 이들의 공무국외 연수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역사는 큰일을 겪은 후에 변화하고 발전하는 계기를 맞는다고 한다. 국민들의 정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자치단체나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나 선진지 견학은 글로벌 시대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나주시도 예산의 허용 범위 내에서 나주시 공직자나 시의원 등의 해외연수나 선진지 견학은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갈수 있는 한 많이 나가돼 중요한 것은 운영의 묘다. 여러 가지 방안이 있겠지만 우선 지역 언론인의 자비부담 동행취재를 고민해봐야 한다.

관광성 일정, 교통, 숙박비, 식비 등의 부정적 집행, 공무국외여행 결과보고서 부실, 갑질 등의 부조리와 ‘깜깜이 공무국외 연수’를 막기 위해서 나주시 예산으로 추진하는 모든 공무국외 연수에 지역 언론인의 자비부담 동행취재를 상시화(常時化) 하자는 말이다. 해외를 나갈 때마다 지역 언론인에게 공지해 취재를 원하는 언론인을 자비부담으로 동행시키자는 얘기다. 나주시나 시의회로서는 언론인의 동행에 대해 당분간은 껄끄러울 수 있다. 알게 모르게 운신의 폭이 제한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운신의 폭이 제한받는 자체가 올바른 공무국외여행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할 때 현재로서는 투명성을 담보하고 일탈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이 아닐까 한다. 자비부담 동행취재를 한다고 해서 지역민의 알권리에 충실한 100%의 보도를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한번쯤 시행해볼만한 제도라 여겨진다. 열악한 지역 언론 형편상 전액부담 동행취재가 어렵다면 지역민의 알권리 보호차원에서 당분간은 50% 자비부담도 고려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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