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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오피니언리더들 양두구육(羊頭狗肉)하지 말라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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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호] 승인 2019.02.22  18: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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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합동통신, 중앙일보, 한국일보 기자를 거쳐 주 말레시아, 스웨덴, 주미대사관 공보관으로 일하다가 대통령정무비서관, 코리아데일리 뉴욕 특파원 등등을 거친 아주 특이한 이력의 언론인 출신 최규장.

그는 기자를 그만둔 후 모 대학 강단에서 한 학생으로부터 왜 기자를 그만 두었느냐는 질문에 「이길 수 없으면 합치라(If you can't beat them, join them)」는 서양의 속담을 예로 들면서 “나는 유신과 싸워 펜을 지킬 만큼 강하지 못했고 언론의 밝은 새날이 오리라는 것을 내다보리만큼 현명하지 못해 유신과 M&A를 했다” 말로 권력의 주변부 진입을 위해 펜을 버린 심정을 얘기했다.

최규장은 1998년 출간한 그의 책 〈언론인의 사계〉에서 “물가에 가지 않으면 목을 축일 수 없고 너무 깊이 들어가면 익사할 수 있다. 기자와 권력은 불가원 불가근이다. 기자는 권력의 영원한 아웃사이더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인사이더가 되기 위해 펜대를 버렸다”며 “신념을 바꾸기보다 직업을 바꾼 것이다. 기자는 나에게 천직이었다. 직업 정신을 잃었을 때 직업인으로 나는 이미 죽은 것이다. 살기 위해 보도하지 않고 보도하기 위해 산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고 회상한 적이 있다.

뜬금없이 기자 최규장을 소환한 것은 그가 언론자유를 위해서 투쟁하거나 헌신한 기자여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권언유착(勸言癒着)을 일삼거나 부(富)를 탐하는 ‘기레기’(기자+쓰레기)도 아니다.

최규장은 “던져주는 여물을 씹는 소들의 반추(反芻)처럼, 권력의 노리개가 되려거든 차라리 붓을 꺾고 정부에 들어감이 낫겠다 싶어 신념을 바꾸기보다는 직업을 바꿨다“라는 권력과의 ‘M&A’에 대한 변이 작금의 나주를 보면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언론의 탈을 쓴 권력의 하수인이 될 수 없어 기자로서의 신념을 바꾸기보다는 아예 직업을 바꿨다는 최규장. 지역사회 오피니언리더들에게 시사 하는바가 크기 때문이다.

기자 최규장은 “붓을 꺾을 용기를 내기에는 살길이 막막했고, 곡학아세하기에는 청춘이 가련했기에 신념을 바꾸기보다는 직업을 바꿨다”고 했다.

최규장은 양두구육(羊頭狗肉) 하지 않았다. 양고기 전문점을 폐업하고 이제부터 개고기를 팔겠다고 떳떳하게 나선 것이다. 언론인으로서 변절이 아닌 새로운 직업을 선택한 것이다. 언론인으로서의 지조를 지킨 것이다.

우리는 공창(公娼)의 창녀를 비난하지 않는다. 하나의 직업이고 생계수단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비난하는 것은 ‘사이비’(似而非)한 상태다. 겉은 요조숙녀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뒷구멍으로는 창녀 짓을 하는 부류들 말이다. 사이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이비 기자’를 떠 올리는데 모든 분야에서 양두구육 하는 부류들은 너나나나 할 것 없이 다 사이비다.

‘사이비’는 맹자(孟子)에 나오는 ‘사시이비’(似是而非)에서 유래한 말로 ‘옳은 것(是)’ 같지만 ‘그르다(非)’는 뜻이다. 옳지 않은데 옳은 것처럼 보이니 문제라는 것이다. 양두구육이 문제라는 말이다. 지역사회가 양의 마리를 상점에 걸어놓고 개고기를 팔고 있는 양두구육이 판치고 있다. 지역사회에 사이비가 넘친다.

만약 여러분이 '양고기 전문점'이라는 간판을 내건 식당에 갔다고 치자. 그런데 주문과는 전혀 다른 '개고기'가 나온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그런데 지금, 이런 일들이 지역사회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 자칭 타칭 지역사회 오피니언리더라고 칭해지는 일부 인사들의 양두구육이 난무하고 있다.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민을 대표해 나주시를 감시, 견제하겠다며 한 표를 애원했던 시의원 대부분이 언행일치(言行一致)가 안 되고 있으니 양두구육이다. 지역사회 시민단체로 칭해지고 있는 대다수 시민단체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관(官)과 유착하는가 하면, 집단이기주의에 매몰돼 있으니 양두구육이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본인의 경험이나 일반적인 사회현실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마음껏 펼 수 있는 공간인 지역사회 일부 밴드가 이전투구(泥田鬪狗)화 하고 있으니 양두구육이다. 명색 행정, 사범, 입법부에 이어 제4부라 칭해지는 언론이, 언론인이 지역사회에서 권언유착(勸言癒着)을 넘어 권력의 ‘시다바리’화 하고 있으니 양두구육이다.

이 외에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 곳곳에는 양두구육이 똬리를 틀고 앉아있다. 권력 주변부 진입을 향해, 이권을 향해, 자리보존을 위해 공창의 창녀보다 더한 창녀 짓을 하면서도 ‘요조숙녀’인척 행세하는 사이비들이 넘쳐 난다.

신념과 원칙을 저버리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한 행동이 ‘변절’이다. 정치의 도가 땅에 떨어지다 못해 아예 땅 속으로 파묻혀 버린 요즘, 변절이란 말은 그다지 낯선 말은 아니다.

조지훈 선생은 1960년 모 잡지에 기고한 〈지조론〉에서 "지조는 선비의 것이요, 교양인의 것이다. 장사꾼에게 지조를 바라거나 창녀에게 지조를 바란다는 것은 옛날에도 없었던 일이지만, 선비와 교양인과 지도자에게 지조가 없다면 그가 인격적으로 장사꾼과 창녀와 가릴 바가 무엇이 있겠는가, 선비와 교양인과 지도자에게 지조가 없다면 그가 인격적으로 장사꾼과 창녀와 가릴 바가 무엇이 있겠는가"라고 일갈한바 있다. 당시 조지훈 선생이 말한 ‘선비. 교양인, 지도자’는 지금 말로 하면 ‘오피니언리더’ 정도가 아닐까 한다.

지역사회 오피니언리더는 지역사회 내에서 다른 사람의 사고방식, 태도, 의견, 행동 따위에 강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즉 그 지역사회의 여론을 형성하고 지역민을 그 여론에 순응시키려고 노력하는 전문가 및 전문직업인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인사들의 ‘양두구육’과 ‘사이비화’는 필연적으로 지역사회의 적폐로 진화한다. 지역사회의 오피니언리더들 냉철한 자아비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숨어서 몸을 팔기 보다는 터놓고 떳떳하게 몸을 팔겠다는, 신념을 바꾸기 보다는 직업을 바꿨다는 최규장 기자의 솔직함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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