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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법’의 빠른 통과를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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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호] 승인 2018.10.26  20: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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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최근 음주운전자의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한 대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이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면서 음주운전 사고자에 대안 엄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솔직히 그간 우리나라 정서는 선진사회 음주문화에 비해 관대한 것을 넘어 ‘주량이 실력’으로 통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음주운전은 범죄 시 되기보다는 ‘한순간의 실수’ 정도로 치부됐다.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했다. 그리고 처벌 또한 턱없이 관대했다.

음주운전은 타인의 무고한 생명을 빼앗아 갈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타인의 가정까지도 파괴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에서 엄격한 법적용이 요구됐지만 그때마다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부산 해운대에서 휴가 중이던 20대 청년 윤창호씨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뇌사상태에 빠진  사고가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면서 음주운전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다. 특히 윤씨 학교 동료들이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친구의 사고 사실을 알리고 도로 위 살인행위인 음주운전데 대한 엄중처벌을 촉구하면서 음주운전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21일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했거나 사망 등 피해가 큰 음주 교통사고를 낼 경우 양형기준 내 최고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37만 여명이 참여했을 정도로 ‘부산 해운대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공분이 커지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정부의 음주운전 엄벌기조는 지난 9월 25일 군인 윤창호씨가 휴가 중 당한 사고가 계기가 됐다. 윤씨는 음주운전차량에 치어 현재 뇌사 상태다. 윤씨의 한 친구는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37만2847명이 청원을 추천해 답변 대상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 라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음주운전문제에 대통령까지 직접 나섰다.

이에 정치권도 관련 법 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는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등 이른바 ‘윤창호법’을 만들기로 했다. 지난 21일, 윤창호법을 대표 발의할 예정인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윤창호씨의 친구들과 함께 국회 정론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여명이 넘는 여야 의원들이 법안 공동 발의에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의원이 대표발의 할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초범 기준을 현행 ‘2회 위반’에서 ‘1회 위반’으로 바꾸고 혈중알코올농도도 최저 0.05%에서 0.03%로 낮추며, 음주 수치별 처벌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또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을 고쳐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시 ‘살인죄’을 적용하자는 내용 등이 골자다. 이제까지의 솜방망이 처벌이 음주운전 사고를 방지하지 못한 이유라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무려 11만4천317건으로 이 중 2천82명이 숨졌고, 20만1천150명이 부상했다. 지난해에만 1만9천517건의 음주사고가 발생해 439명이 사망했다. 하루 평균 1.21명의 아까운 생명이 음주운전사고로 희생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상당수의 음주운전자가 상습범이라는 사실이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5~2017년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 6민3천685건 중 44%인 2만8천9건이 재범사고다. 이처럼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처벌이 관대하기 때문이다. 음주 사망사고를 내도 실형선고율이 30%에 지나지 않고 그나마 대부분이 징역 1년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음주운전 가석방도 지난해 482명으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벌써 481명이 가석방됐다는 자료다.

우리나라는 현재 음주운전 2회까지는 초범으로 간주한다. 3회 이상 적발돼야 1년 이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관련법에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사망 또는 상해가 발생해도 징역 등 실형이 선고되는 비율은 8%에도 못 미친다. 대부분은 집행유예나 벌금형 정도로 풀려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무관용 처벌 원칙이 대세다. 싱가포르의 경우에는 최초 음주운전 적발 시 현장 체포는 물론이고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는다. 재범일 경우 징역 3년을 비롯 2600만원의 벌금과 함께 신문에 신상정보가 공개된다. 노르웨이는 음주운전 적발 시 3주간 구금과 동시에 노역을 하고 1년간 면허정지가 되며, 투 아웃제로 두 번째 음주 적발 시 영원히 면허를 박탈하는 엄한 처벌을 하고 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선 음주운전자가 사망사고를 낼 경우 살인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20년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다.

음주운전자에 대한 법강화의 필요성은 수차례 언급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음주운전자를 죄악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정착되어야 한다. 음주운전 근절을 경찰에만 의존하려는 단속체계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매년 경찰의 음주단속이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음주운전이 뿌리 뽑히지 않는 것은 음주운전이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부족 탓이다. 또한 한 잔이라도 마셨으면 아예 운전대를 잡지 않아야 하는 운전자들의 의식전환이 부족한 탓이기도 하다.

술을 마실지 아는 대한민국 국민 중 최소한 한번 정도는 음주운전(양의 많고 적음을 떠나)의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음주와 운전은 절대 함께 해서는 안 될 ‘잘못된 만남’이다. 한두 잔 정도는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들, 정말 괜찮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음주운전은 ‘도로위의 살인행위’이고 ‘묻지마 살인’이다. 음주운전 사고는 본인의 피해는 물론이거니와 타인의 삶까지 송두리째 앗아간다는 점에서 살인행위이자, 다른 사람의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정파괴 행위다. 

이번 부산 해운대에서 일어난 음주사고는 앞날이 창창한 20대 한 청년의 꿈과 삶을 한순간에 짓밟아버린 ‘묻지마’ 살인행위였다. 또한 그 가족의 삶까지 절망의 나락(奈落)으로 떨어뜨렸다. 음주운전 사고는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하며 특히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살인죄에 준하는 법을 적용해 음주 교통사고로부터 선량한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정치권은 더 이상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한 죽음이 나오지 않도록 하루빨리 ‘윤창호법’를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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